백화점 내 식당, 영화관, 아동 의류 등 고루 매출 상승
연인인 강모(31·대전 중구 문화동)씨와 유모(27·서구 탄방동)씨는 최근 백화점을 찾는 횟수가 늘었다. 폭염과 장맛비를 오가는 변덕스런 날씨를 피해 시원하고 편안한 데이트를 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여러 매장을 돌며 맘에 드는 커플티를 구매하고 고층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미리 예매한 영화 상영시간이 다가오자 다른 층에 있는 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씨는 “굳이 이곳저곳 놀러 다닐 필요가 없다”며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진 백화점에서 데이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도심 속 휴가를 즐기러 대전지역 백화점을 찾는 이른바 ‘시티바캉스족’이 늘면서 매출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피서 한 번 가려해도 빠듯한 일정과 교통체증, 만만찮은 비용이 번번이 소비자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효율,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쇼핑과 식사, 영화관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백화점이 주목 받는다.
20일 대전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기간이 시작된 이달 매출은 지난달보다 평균 10% 정도 상승세를 보였다.
우선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는 식당가 매출이 뚜렷한 오름세다. 전월 대비 1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주중·주말을 막론하고 고객들이 식당을 찾는 비중이 커졌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 관계자는 “래시가드나 수영복처럼 야외 활동을 위한 의복 구매도 많지만 백화점 내 키즈카페나 식당가를 찾는 고객의 비중도 꽤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도 가족 단위 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 어린이 놀이방 이용객 증가와 아동의류 매장 방문이 많아졌다. 지난달에 비해 5∼10% 이상 매출이 오르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더불어 주말 영화 관람객 증가도 매출 신장에 한 몫 했다.
백화점 세이는 디저트 업체가 강세다. 설빙, 베스킨라빈스31 등의 매출이 5∼10% 이상 올랐다. 고객들이 냉면과 열무국수, 소바 등의 여름 제철 메뉴를 찾는 빈도도 높아져 백화점 수익 증대에 기여했다.
백화점세이 관계자는 “시티바캉스족 증가가 백화점 매출 곡선이 우상향을 그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적어도 8월 말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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