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예지중·고 학생들은 20일 폭염 속 학교 뒤편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야외수업을 했다. |
대전예지중·고 학생들은 20일 찜통더위 속 학교 뒤편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야외수업을 했다.
예지재단측이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조기방학을 결정하고 학교 출입문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이날 교사와 학생들은 기존과 같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5교시 수업을 진행했다.
좁은 주차장 뒤편에는 28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70% 출석률을 보였다.
이들은 “학교 문이 열릴 때까지 천막수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예지중·고 교무부장은 “학사 운영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당장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대입 수시전형 지원에 차질이 생긴다”며 “고령의 학생들이 많아 폭염으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예지중·고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기말고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재단측이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렵다”며 조기방학 공문을 내걸었다.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는 성명을 통해 “최소한 예순, 칠순이 넘은 만학도들을 이 가마솥 더위에 아스팔트로, 천막으로 내모는 것 만큼은 피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예지재단측은 “3회에 걸쳐 가정통신문 발송과 공고문 게시, 교직원 공지를 통해 조기방학을 사전에 충분히 예고했고, 진학과 관련해서는 학생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차질 없이 하겠다”며 “조직적인 수업 거부 등 불법 사태를 주동한 관련자는 법에 따라 처리하고 연루 학생들은 학교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폐쇄와 행정업무 중단은 규정 위반”이라며 “학교에 이를 시정하도록 공문을 보내는 등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현재 재단 이사진 취임 승인취소를 위한 행정예고 절차를 진행 중이며 내달 5일 청문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재단측이 이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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