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여원 혈세 투입 불구…전국 규모 대회 유치는 단 1건
대전시가 한밭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 공인에 수십억원을 투입하고도 이를 전혀 활용하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대전시와 시설관리공단, 시체육회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9년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15억여원을 투입해 한밭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 대한 공인을 받았다.
이후 공인 기간(5년) 종료를 앞두고 2014년 시설관리공단이 용기구구입ㆍ보수 1억300여만원, 공인시설 보수 4000여만원, 해머ㆍ원반그물망제작설치 1억7000여만원, 재공인수수료 600만원 등 16억6000여만원을 투입해 재공인을 받았다.
이처럼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투입됨에도 공인을 받는 이유는 1종 공인경기장으로 인증되면 국제 및 전국 규모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자격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십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시가 유치한 전국 규모 대회는 2013년 제17회 전국육상경기대회 및 실업대항전 단 1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마저도 시가 나서서 유치한 것이 아니라 당초 유치하기로 했던 시에 문제가 생기자 대전육상연맹이 시체육회를 설득해 겨우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는 예산 낭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2009년 당시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은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2014년 1억6000만원 정도 들어갔는데, 이 정도는 예산낭비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체육계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면 전국 규모 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타 시ㆍ도는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전시는 전혀 전국대회나 국제대회를 유치할 생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회를 유치하는데 1억~1억5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지만, 유치만 하면 2000~3000명이 4~5일 동안 대전에서 먹고 잔다”며 “여기서 나오는 경제효과는 유치비 이상이다. 유치비를 아까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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