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단일화 논의도 쉽지 않을 듯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윤상현 의원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소속 예비후보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는 녹취파일이 공개돼 파장에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8선, 천안 출신)이 19일 당대표 출마를 포기했다.
청양출신인 윤상현 의원(3선)은 지난 1월말 수도권 예비후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공천 보장을 조건으로 지역구 변경을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경환 의원도 통화에서 역시 ‘대통령의 뜻’을 거론하며 지역구를 옮기라고 채근했다.
사실상 4 13총선 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친박 핵심 3인이 녹취록 한방에 주저 앉는 모습이다.
이 틈을 타, 비박계가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대전 출신)은 이날 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천 과정에 관여했는지 아니면 진박들이 대통령 이름을 팔아 국민도 속이고 대통령도 속였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당 지도부가 최경환, 윤상현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라고 주문했다.이에 맞서 친박계 김태흠 의원(보령 서천)은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권고할 수 있는 수준 아니냐”면서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 공천을 준다는 것도 아니고 경선 절차를 밟았는데...”라며 ‘친박 죽이기’를 경계했다.
충청 정가도 녹취록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긴장하고 있다.
관련된 인물들이 충청 출신(윤상현, 서청원 의원)인데다 이를 공격하는 쪽도 충청 의원(김용태 의원)이 포진해 있어서다.
일각에선 충청대망론에 너무 빠진 충청 정치권이 내부 조율 절차를 거치지 못해 자멸하는 게 아니냐는 극한 말까지 내놓고 있다.
녹취록 파문에 충청 의원의 최고위원 구도 역시 요동치는 분위기다.
친박계가 밀었던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구도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서 의원 출마 예상으로 충청은 당 대표 출마 대신, 최고위원 도전에 출사표를 잇따라 던졌다.
정용기(대전 대덕),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이 각각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고 비박계 홍문표 의원도 당대표나 최고위원 카드를 아직 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이명수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복수의 최고위원 후보가 나오면 충청간 ‘혈투’에 이은 여권의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인 생각 보다는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중도 포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대선 가도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리는 오찬 회동(홍문표 의원 유사)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충청권 한 의원은 “출마 선언을 한지 얼마나 됐다고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겠냐”며 “오는 29일 등록일을 앞두고 극적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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