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매일매일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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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매일매일 초심으로

  • 승인 2016-07-19 14:31
  • 신문게재 2016-07-20 22면
  • 최정선 태안 고남초 교사최정선 태안 고남초 교사
▲ 최정선 태안 고남초 교사
▲ 최정선 태안 고남초 교사
'새로운 시작' 이라는 단어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공존 하는 것 같다. 올 2월 말 나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 다가왔다. 중등임용고시에 당당히 합격을 해서 '보건교사'라는 간호사로서의 제2의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병원 생활을 병행하며 준비해 합격을 이뤄 낸 것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른 시작이었다. 하지만 보건교사로서의 3월 첫 발령지가 충남도 태안의 최남단에 있는, 고남면 고남리에 위치한 '고남초등학교' 라는 사실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충남이 고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커브 길의 연속이고, 가도 가도 학교는 나오지 않고, 도시생활만 해 본 나는 이런 시골길을 마주해 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 이런 곳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었다.

그래도 이러한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건 학교에 가면 아픈 환자들이 아닌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3월 여러 힘든 여정을 이겨내고 아이들과 만나는 첫날이 되었다.

'매일 병원으로 출근하고, 환자들을 만나던 내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다니' 이런 감격스러움에 빠져, 학교로 오는 길이 시골길이고, 멀게만 느껴졌던 걱정은 뒷전이 되었었다.

그러면서도 바닷가에서 생활해본 적이 없어 바닷가 날씨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새로운 업무로 인해 조금씩 지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여기가 꼭 내 자리 인 듯 잘 지내게 되었다. 이렇게 학교에 잘 적응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 오기 전에도 아이들이 참 좋았고, 그래서 아이들이 있는 학교에 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아파서 보건실에 오기도 하지만, 아프지 않아도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오기도 하고, 그렇게 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듣고 함께 나누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통해 내가 세상을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선생님들은 보건실에 오는 아이들에게 “아프지도 않은데 보건실에 자꾸 가서 선생님 일 방해하지!”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시지만, 나는 보건실에 오는 모든 아이들에게 최대한 따뜻함으로 다가가려고 노력 한다.

태안의 보건교사 선배님들과의 소통 또한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수많은 공문과 보건업무에 대해 하나도 몰라 헤매고 있던 신규교사인 나에게 태안의 선배 보건교사들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잦은 질문과 요청에도 항상 너무나도 친절하게 도움을 주셔서 지금까지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나중에 선배가 되면 신규보건선생님들께 꼭 지금의 선배들과 같이 친절하게 대해주리라 다짐을 해본다.

고남초등학교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내가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하여 다른 모든 선생님들께서 신규인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지금은 고남초등학교에 발령을 받게 된 것이 참 기쁘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교육학을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있다. “열심히 산 삶은 한순간도 버릴 것이 없다”라는 말씀이셨는데, 내가 새로운 길에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이 기쁨도 누릴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 아직도 미숙하고 부족한 보건교사이지만 항상 열심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아이들에게 사랑이 넘치는 그리고 따뜻한 보건교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단위학교의 보건교사로서 또, 교원의 한 구성원으로서 매일매일 초심을 간직한 앞으로의 나의 교직생활을 기대해 본다.

최정선 태안 고남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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