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개봉 영화 중 하나인 '나우 유 씨 미2'가 개봉과 동시에 1위 자리에 올랐다. 볼거리 다양한 '마술'과 범죄 장르가 만나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전편에 대한 기대에 이어 순조로운 신호탄을 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4일 오후 '나우 유 씨미2'의 누적관객수는 49만9406명이다. 예매점유율은 46.5%다.
1위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간 '봉이 김선달'은 전주보다 다소 수그러진 열기로 순위를 지키고 있다. 배우 유승호 주연의 영화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을 판 당대 최고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누적관객수 132만1683명을 기록하고 있다. 예매점유율은 17%대다. 3위는 지난주 개봉한 '도리를 찾아서'다. '니모를 찾아서'의 속편으로 가족을 찾아 나서는 도리의 모험을 그린다. 누적관객수 118만9326명에 예매 점유율 12.2%대를 보이고 있다. 4위는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이다. 톱여배우의 임신 스캔들을 그린 영화로 주연배우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으며 누적관객수 187만8052명을 기록한다.
이번주 개봉작은 '나우 유 씨 미2'를 비롯해 '트릭', '데몰리션' 등이 있다. '악마의 편집'과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우리나라 방송가의 뒷모습을 꼬집는다. 영화 '데몰리션'은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의 이후 삶을 그린다. 매주 다양한 영화가 개봉하면서 상반기 극장가로 몰린 관객수가 지난해보다 8.4% 증가한 4381만명으로 집계됐다.
돌아온 마술사기단… 전작보다 더 완벽한 '아트 트릭'
●나우 유 씨 미 2
3년 전 전 세계를 무대로 통쾌하고 짜릿한 완전 범죄 매직쇼로 세계를 뒤집은 이들이 돌아왔다.
마술사기단은 더 강력해진 적에 의해 전세계 팬들이 보는 앞에서 함정에 빠지게 되고 세상의 모든 컴퓨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카드를 훔쳐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불가능한 마술로 명예 회복에 나선 마술사기단은 또 한번의 완전범죄 매직쇼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지난 2013년 개봉해 전세계 15개국 박스오피스1위에 오르며 마술범죄 신드롬을 일으킨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의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의 속편 '나우 유 씨 미2'가 나왔다.
이번 편은 존 추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다. 전편을 성공으로 이끈 주연 마술사기단 제시 아이젠버그와 우디 해럴슨, 데이브 프랭코을 비롯해 숨은 조력자로 활약한 FBI 딜런 역의 마크 러팔로, 관록 있는 연기로 캐스팅에 무게를 더한 마이클 케인과 모건 프리먼뿐만 아니라 다니엘 래드 클리프, 리지 캐플란 그리고 주걸륜이 출연한다.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화려한 매직쇼가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전편보다 더 화려한 스케일의 매직쇼를 선보이고 싶었던 제작진은 시각효과와 CG대신 관객이 마술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최소한의 CG를 활용해 거대 아트트릭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마술 트릭과 쇼를 총괄했다. 배우들은 리얼한 마술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매직캠프에 참여해 각각 캐릭터에 맞는 마술을 익혔다.
시한부 남편과 아내… 카메라 뒤 숨은 진실
●트릭
시한부 남편 도준(김태훈)과 그의 아내 영애(강예원)의 모습을 그린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기 위해 TV앞에 모인 사람들. 방송이 끝난 후 또 한 번 시청률 1위를 기록하자 SNS와 온라인에는 도준과 영애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다. 다음달 PD 석진(이정진)은 돌연 촬영 중단을 선언한다. 점점 나빠지는 도준의 몸 상태를 견딜 수 없었던 것. 시청률에 미친 석진은 포기하지 않고 방송에 중독된 영애에게 시청률 조작을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PD와 시한부 남편을 둔 아내가 명예와 돈을 위해 남편을 놓고 은밀한 거래를 하는 대국민 시청률 조작 프로젝트 '트릭'은 방송 조작 파문의 논란을 담는다.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에서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영화는 카메라 뒤의 진실을 보여준다.
이창열 감독의 '트릭'은 흥미로운 소재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스토리에 예측을 벗어나는 반전이 숨은 영화다. 시청률에 미친 PD를 연기하는 이정진은 목적 달성을 위해 질주하는 광기 어린 연기력을 선보인다. 영화 '날 보러 와요'에서 정신병원에 감금된 여성을 연기한 강예원은 이번 영화 '트릭'에서 남편 곁을 지키는 순애보적 아내에서 점차 방송에 중독돼 가는 여자로 양면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영화 '설행 눈길을 걷다'에서 알코올 중독자로 등장한 김태훈은 시한부 남성의 역할을 맡는다.
속이는 사람도, 속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이용당하는 사람도 결국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우리가 접하는 많은 정보와 뉴스가 진실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아내를 잃은 후, 추억을 '분해'하다
●데몰리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성공한 투자 분석가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는 다음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받는다. 아무 감정도 느끼는 것처럼 살아가는 데이비스는 점차 무너진다. 아내를 잃은 날 망가진 자판기에 돈을 잃은 데이비스는 항의 편지에 누구에게도 말 못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로부터 며칠 후 새벽 고객센터 직원 캐런(나오미 왓츠)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캐런은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라는 말을 남긴다. 캐런과 그의 아들 크리스(유다 르위스)를 만나면서부터 출근도 하지 않고 마음가는 대로 도시를 헤매던 데이비스는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망가진 냉장고와 컴퓨터를 조각조각 분해한다. 끝내 아내와의 추억이 있는 집을 분해하는 데 이른다.
장 마크 발레 감독의 '데몰리션'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사소한 삶을 들여다보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내를 잃고 상실에 빠진 데이비스 역은 '투모로우' '브로크백 마운틴' 등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맡았다. 영화 '킹콩', '더 임파서블' 등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펼친 나오미 왓츠는 데이비스의 상실에 공감하는 캐런 역을 맡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캐런의 아들 크리스 역은 유다 르위스가 맡았다.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오히려 무감각해진 데이비스는 망가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듯 눈에 보이는 망가진 물건들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분해하려고 결심하는 데이비스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해소감을 느끼게 하는 한편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그의 고군분투를 통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촬영 감독 이브 벨랑제는 극중 인물에 감정이 동화되도록 인간의 눈가 가장 비슷한 감각을 표현하는 알렉사 카메라를 사용해 인공조명 대신 자연광을 활용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또 데이비스의 집을 철거하는 장면에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실제 집처럼 나무, 유리, 절연처리, 배관작업, 전기배선 등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로 최고음악감독상을 수상한 음악 감독 수잔 제이콥스는 감미로운 영화 음악으로 영화에 감성을 덧입힌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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