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달 15일까지 이응노미술관서 전시 이어져
“독창적인 수묵추상화의 세계를 구축한 박인경 화백의 추상 경향은 한국과 중국, 서구에서 비롯됐다.”
고암 이응노 화백의 부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박인경 화백의 예술세계를 논의하는 국내 첫 학술세미나가 13일 오후 대전예술의전당 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운데 박 화백을 연구하는 베네딕트 레이는 박 화백의 추상 원천이 한국과 중국, 서구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12일부터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리는 ‘박인경: 추상이 된 자연’ 전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베네딕트는 “박 화백 작품은 절제를 지향하는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중국적인 지고한 회화 전통을 계승하고 서양의 추상 탐구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며 “이 세 가지 원천이 만나고 연결돼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로움과 즉흥성, 소박함, 단순함은 박 화백의 작품이 가진 한국적 특성”이라며 “그녀의 작품에 나타난 이러한 정신이 특히 한국의 도자기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사용하는 회화적 수단을 볼 땐 중국 화풍을 계승했다고 할 수 있는데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자연을 그리는 방식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베네딕트는 박 화백의 ‘하늘’ 시리즈와 ‘대나무’ 시리즈를 비롯한 작품과 함께 이를 설명했다.
앞서 ‘이응노와 박인경’이란 주제로 발표를 맡은 이 관장은 “박 화백은 동시대 미술의 역동적 흐름을 따라 한국화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라며 “그의 역사의식은 시대정신으로 이어져 미술을 전통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장은 “당시 박 화백이 박경리의 ‘토지’ 등 문학을 통해 사회개혁 의식과 자유의지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실과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생명의 회화를 그리고자 합니다’란 주제로 발표한 박계리 홍익대 인터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박 화백의 작품과 그 안에 담긴 사회상에 대해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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