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언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7회 말 2사 2루 수비 상황에서 한화 이글스 덕아웃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LG의 추격이 거세지자 외야 수비를 강화했다.
우익수 김경언을 빼고, 좌익수 장민석을 투입했다. 좌익수를 보던 양성우는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변경해 좌익수로 이동했다. 하지만, 한화는 잇따라 좌중간과 우중간을 꿰뚫는 타구를 허용하며 4-5 역전을 허용했다.
한화는 8회 초 공격에서 반격에 나섰다. 타격이 좋지 않은 장민석을 대신해 포수 조인성을 대타로 기용했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한화는 1사 1루에서 공격력이 좋은 이성열을 대타로 투입했지만, 결과는 병살타였다.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한화는 선두타자로 고졸신인 이동훈이 타석에 섰다. 8회 말 수비를 위한 교체 때문이었다. 이동훈은 경험 미숙을 드러내며 그대로 삼진을 당했다. 결국 한화는 별다른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4-5로 패했다.
비단 이날 한 경기 모습이 아니다. 올 시즌 한화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코너 외야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수준급 수비능력을 갖춘 국가대표 중견수 이용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양 코너 외야수 수비가 부실하다.
코너 외야수는 좌·우 선상으로 휘어져 나가는 타구를 잘 판단해야 하며 펜스에 맞고 나오는 공을 잘 처리해야 한다. 또한, 주자가 더는 진루하지 못하도록 총알 송구로 잡아내는 강한 어깨도 필요하다. 중장거리 타자가 늘어났고, 타고투저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코너 외야수의 수비가 중요해졌다.
공격에서 특화된 선수는 즐비하다. 김경언과 이성열, 이종환, 양성우를 비롯해 부상으로 빠진 최진행이 있다. 김경언은 지난해 타율 3할3푼, 16홈런, 78타점을 기록하며 정확성과 결정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최근 예전 기량을 회복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성열은 상대방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한방 능력을 갖춘 타자다. 양성우도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이면서 중장거리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진행은 이미 검증을 마친 거포형 타자다. 그러나 이들 모두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수비가 좋은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발이 빠른 송주호, 어깨가 좋은 장민석, 다재다능한 장운호 등이 팀 내에서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다른 팀에 비교하면 평범한 수준에 불구하다. 공수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면서 1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공수를 겸비한 코너 외야수가 없는 한화로서는 상대팀과 구장의 특성을 고려해 선수 라인업을 수시로 바꾸고, 경기 상황에 따라 대타와 대수비로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다.
당장 없던 공수를 겸비한 외야수가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기존 선수들이 좀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메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화가 올 시즌 후반기 상승세를 보이려면 코너 외야수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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