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 서캠프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 8일 서캠프를 총액 4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서캠프는 다음날 국내에 입국해 대전에서 선수단을 만났고, 10일부터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11일에는 불펜 투구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등판 준비에 들어갔다.
한화는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3달 만에 꼴찌에서 탈출했다. 12일 경기 전까지 32승3무43패로 리그 8위로 뛰어올랐다. 10위 삼성 라이온즈부터 7위 LG 트윈스의 경기차가 1.5경기밖에 되지 않지만, 꼴찌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한화의 상승세에는 선발진의 안정이 큰 몫을 했다. 시즌 초반 두 외국인 투수가 부진과 부상으로 빠진데다 지난해 10승 투수인 안영명도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다. 여기에 김재영, 김민우 등 기대했던 신인 투수들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화는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기면서 시즌 초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성근 감독도 “투수가 없다”면서 부상과 부진으로 구멍 난 선발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화는 최근 선발진에 안정감을 되찾았다. 대체 외국인 선수 파비오 카스티요가 제 몫을 해주고 있고, 이태양이 부상 휴유증에서 탈출해 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장민재, 윤규진 등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투수들이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한화는 서캠프의 합류로 선발진을 한층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게 됐다. 에스밀 로저스를 대신해 팀의 1선발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자질은 충분하다. 키 198cm 몸무게 95㎏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좌완투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투수로 주로 나섰다. 올 시즌에도 9차례나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서캠프는 로저스와 달리 기교파형 투수다. 150km대의 빠른 공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빠른 공과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 다채로운 구종을 던진다. 서캠프는 마이너리그에서(8시즌) 9이닝당 삼진이 9.7(총 761개)개에 달했고, 볼넷은 2.5개(총 196개)에 불과했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닝 소화 능력도 좋다. 꾸준히 선발로 출전해 4일 로테이션에 익숙하고, 경기당 100개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성공의 관건은 KBO의 스트라이크존과 타자 성향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는 지다. 구위보다는 제구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스트라이크존 적응 여부가 중요하다. 또한, KBO타자들이 콘택트 능력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서캠프가 선발 한 자리를 지켜주면 마운드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다. 기존 선발 중 윤규진이나 장민재를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규진은 팀 내 마무리를 맡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 있다. 장민재도 긴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서캠프가 한화 마운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