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희수 논산독서협회 부회장 |
내 고향은 논산이다. 기독교 집안인데다 부모님의 자식사랑은 남달라 12남매 중 10번째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부모님께서 두루뭉술한 성향과 타고난 건강함을 주셨기에 매순간마다 감사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엄하신 아버지는 군인정신으로 대가족을 잘 키워주셨고, 나름의 밥상교육 또한 나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학업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여 흥미를 못 느끼는 그런 삶이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다 사회에 막상 나와 보니 현실은 참으로 잔혹했다. 무지는 죄이고 능력은 한계에 부딪혀 나는 보잘 것 없는 세월의 죽순이로 전락해야만 했다.
지식이 부족하니 소통의 방법에도 어려움이 있어 설득력 또한 떨어지니 언성만 높아져 작은 불화가 끊이지 않았고 답답함에 가슴만 치는 무정한 세월만을 원망하며 그렇게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나의 인생의 허무함에 괴로워하고 실망하는 시기에 논산에서 독서모임을 주최하는 김영란 현 논산독서협회 회장을 우연히 만나 30초의 눈빛 교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렇게 책과의 인연이 시작된 나는 한권의 책이 두 권이 되고 세권이 되며 쪽수와 권수가 늘어날 때마다 나의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변화는 가속도가 붙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은 온통 호기심과 지식의 습득 욕이 생기며 언제부턴가 가방 속과 침대 머리맡에는 책 한권이 항상 친구가 되어있었다.
하루 24시간 틈새시간을 공략하는 전략과 세상의 지혜, 마음의 든든한 탄력과 용기가 생겼다.
한 달에 두 권, 추천 도서를 기다리는 기쁨과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늘 설렘을 느꼈다.
책 한권에는 30년 저자의 인생과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났고, 시련을 극복 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준다. 독서는 나 홀로 군중속의 외로움을 달래주며 공동체 생활 속에 '함께' 라는 우리들의 소통의 소속감을 준다.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책 한권이며 책은 사랑이다.
내 나이 올해로 53세, 하지만 강해진 정신은 생체나이를 거슬러 올라간다. 학습의 양과 능력은 나날이 홈런을 날리며 어디로 튈지도 모를 황홀한 열병으로 치솟는다. 새벽 6시 기상하여 떠오르는 여명에 염원을 담아 두 손 모아 태양을 삼킨다.
오늘 하루도 25시간이 되어 줄 것과 해야 할 오전과 오후의 경계에 하나둘씩 스케줄을 엮는다. 중요한 것과 급한 것을 구분하며 장애를 극복한 영웅과 위인,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묵시적 감사함을 보내며 하루를 시작한다.
20세기는 급변하는 산업화로 자본주의 척도인 물질이 지배국이었다면 21세는 정신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뿌리 근본을 찾는 문학, 사회, 철학의 총제적인 인문학을 지향해 나가야만 살아남는 정신문화의 시대로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독서의 이유, 독서의 힘, 독서의 위력을 느껴야만 진정한 이시대의 글로벌화 주인이 된다.
몇 권의 독서가 이렇게 나를 변화시키는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 긍정의 힘으로 회복탄력지수를 높이는 마음의 힘을 부여해주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과 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부여해준 독서를 한마디로 일축한다면 독서는 내 생애 최고의 파트너다.
내일도 태양을 기꺼이 기다려지는 여심의 마음으로 초 긍정의 논산의 예스우먼이 되고 싶다. 학창시절 일기숙제를 달력에 기입하고 내용을 죄다 똑같이 쓰고 제출하다가 요일점검에서 발각되어 벌 받던 일 외에는 글을 처음 써보는 이내 마음은 두 눈에 뜨거운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논산독서협회 진심으로 사랑하고 나날이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하는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응원한다.
도희수 논산독서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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