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전국민이 잠들지 못했다. 축구 경기가 있었나? 물론 있었다.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유로2016 결승전. 뭐 축구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경기니 잠못이뤘다 싶겠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폭염이다.
토요일부터 전국 33도 이상의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밤까지 더위가 이어졌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이 지속되면 열대야라 부르는데 서울은 지난 일요일 밤 올 첫 열대야를 기록하며 더위가 잠을 빼앗겼다.
서울은 올 첫 열대야지만 다른 지역은 이미 열대야를 한차례씩 겪은바 있다. 7월 초 늦은 장마가 제주에서 내륙지방으로 북상하자 제주와 경북지역에는 고온의 더위가 이어졌고 밤까지 열이 식지 않아 열대야를 경험했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경우를 열대야로 기준을 재정비했다. 열대야는 주로 7~8월 발생하는데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고온다습한 기운이 몰려오며 찜통더위가 발생한다. 밤에도 습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다.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열대야가 가장 많은 지역은 25.4일을 기록한 제주도 서귀포다. 두 번째 지역은 15.3일 경남 창원이다. 한반도에 연평균 2.8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봤을 때 상당한 기록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열대를 넘어 초열대야 현상에 모든 기상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51년 8월20일 광주에서 29.8도, 2013년 8월7일 강릉 30.9도가 관측되며 향후 초열대야가 찾아 올 수 있는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열대야는 사람을 참으로 괴롭게 한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자연스레 습도가 높아지는데 사람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쾌지수는 올라가고 수면리듬은 깨져 불면증을 겪게 된다. 또 복통과 두통, 집중력 저하 등 열대야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열대야를 이기고 숙면하려면 기본적인 부분만 지키면 된다. 우선 술과 담배, TV시청과 스마트폰, 과식은 피해야 한다. 대신 미지근한 물에 10분 이상 족욕을 하고 수면안대를 착용하고 잠이 드는 것이 좋다. 또 따뜻한 허브차도 효과 만점.
아무리 더워도 과도한 냉방은 독. 에어컨과 선풍기는 적당한 시간을 타이머로 맞추는 것이 좋다. 올 여름 열대야는 이제 시작됐다. 잠 못 드는 괴로운 여름밤이 되지 않으려면 각각의 노하우가 필요해 보인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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