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검·경의 합리적 역할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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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검·경의 합리적 역할 정립

  • 승인 2016-07-10 13:27
  • 신문게재 2016-07-11 22면
  • 오다은 중부경찰서 경제팀 경감오다은 중부경찰서 경제팀 경감
▲ 오다은 중부경찰서 경제팀 경감
▲ 오다은 중부경찰서 경제팀 경감
'베테랑', '검사외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경찰 혹은 검찰이 등장해 범죄를 해결하는 영화라는 점이다. 수사물 영화의 인기는 흐트러진 정의 질서를 영화 같이 바로 잡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우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검찰과 경찰 사이의 수사구조개혁에 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 역시 정의 실현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수사지휘권, 불기소처분권 뿐만 아니라 기소독점주의의 권한을 부여받아 사실상 수사와 공소 전반에 역할 수행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형태는 자칫 검찰에 상당한 권력을 부여해 권한남용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불거진 법조비리 문제 등으로 인하여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바, 검찰과 경찰간의 균형있는 관계 설정으로 검찰의 권력을 상호 견제할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지난 2011년 7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에서는 경찰의 수사개시·진행권을 인정하여 적어도 수사의 개시 및 진행에 있어서는 검사의 수사지휘와 관계없이 경찰이 수사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일원적이었던 검사중심의 수사구조가 검사와 경찰의 이원적 수사체계로 전환됨을 시사하는데, 범죄의 혐의를 인식한 경찰에게 수사주체로서 활동을 법적으로 담보하여 수사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게 될 것이다. 또한 '명령'과 '복종'의 관계로 인식하였던 검찰과 경찰의 관계에서 벗어나 수사기관간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렇다고 하여 경찰의 수사개시·진행권이 곧바로 검사의 지휘권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검찰에게는 여전히 공소유지를 위한 효율적인 수사지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만 무분별한 검찰의 수사지휘는 경찰의 책임수사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지휘는 명시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것이다.

현재 수사지휘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지침으로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 및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 대통령령으로 제정되어 시행중이다. 이 내용에 따르면 수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의 수사지휘는 서면에 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서면 수사지휘가 구두 수사지휘에 비하여 그 내용이나 근거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물론 검사의 구두지휘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나 수사의 오남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수사준칙의 목적으로 볼 때 구두지휘는 가능하면 그 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긴급한 상황'에 비견될 정도의 명확한 이유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검찰의 수사지휘 방법은 선제적인 형태보다 송치 후 검찰의 보완수사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경찰이 독립적으로 책임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한 증거확보 등을 위하여 송치 후 후발적으로 개입하는 형태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검찰의 무분별한 수사지휘는 자칫 경찰의 수사의지를 꺾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경찰의 법리 적용이나 수사 절차에 하자가 없다면 무리한 수사 재지휘는 자제해야 한다. 다만 경찰도 경찰 수사 자체만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다각도의 법률 검토 및 법률 지식의 계발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자칫 기간과의 권력다툼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수사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절차다. 검찰과 경찰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수사의 공정성 실현하고 나아가 수사의 과오를 바로잡음으로서 국민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권이 한 기관의 전권으로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경찰의 책임수사를 통하여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면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다은 중부경찰서 경제팀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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