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맏형’ 격인 새누리당의 서청원 의원이 8월 9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위한 주변의 정지 작업이 한창이다.
친박 핵심들은 서 의원이 전날(6일)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서 의원의 생각이 달라졌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친박계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이정현 의원외에 원유철(5선), 한선교, 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이들이 친박의 ‘간판’이 될 만한 거물급 정치인이 아니라며 서 의원의 출마를 강력히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정가에서도 천안 출신인 서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 충청대망론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같은 충청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직접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경환 의원은 지난 6일 불출마 선언 직전에 서 의원과 전화 통화를 했고 다음주에 다시 회동을 통해 서 의원이 맏형 자격으로 전당대회에 뛰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도 서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비박계가는 물론 야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직 의원 모임인 헌정회의 여권 원로들도 서 의원에게 출마를 권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초재선 그룹도 연일 서 의원을 찾아 ‘출마 읍소’작전에 나선 상태다.
서 의원도 이번주 초만 해도 불출마 하겠다는 뜻이 강했으나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생각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 의원의 부담은 전대에서 합의 추대가 아닌 같은 친박계인 이주영, 이정현 의원 등 자신보다 한참 후배들과 경합을 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비박계의 정병국 의원도 서 의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에서 좌장 역할을 할 때 ‘막내’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서 의원이 후반기 국회의장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20대 국회 최다선인 8선이지만 원내 1당을 더민주에 내줘서 꿈을 접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당파 의원이 복당을 한 후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의 지위를 회복, 후반기 의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 의원의 출마 움직임에 비박계는 잔뜩 긴장하고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 의원의 출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는 가 하면 김용태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서 의원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는등 당내 계파간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
이런 가운데 친박계의 이정현 의원이 이날 오전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당 대표가 되려는 목적은 하나”라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세 차례 반복해서 말했다.
이 의원의 선언으로 당 대표 출마자는 친박계 이주영(5선), 비박계 김용태(3선) 의원 등 3명에 이르게 됐다. 10일 비박계 정병국(5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