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박스오피스 순위가 변동하고 있다. 지난주 개봉한 영화 '굿바이 싱글'이 예매율 1위를 지키다 이번주 개봉 영화 '봉이 김선달'에 자리를 내줬다.
유승호 주연의 영화 '봉이 김선달'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봉이 김선달'은 조선 팔도를 뒤흔든 전설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과 그 사기패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개봉한 '봉이 김선달'의 오프닝 스코어는 14만 8253명이다. 일주일 전 개봉한 '굿바이 싱글'의 오프닝 스코어는 12만1967명으로 '봉이 김선달'이 앞선다. 7일 오전 기준 '봉이 김선달'의 예매율은 33.2%며 누적관객수 14만9008명을 기록하고 있다.
극장가 2위는 지난주 순위에서 한 계단 내려온 '굿바이 싱글'이다. 화려한 스타의 임신 스캔들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주연 김혜수의 활약으로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관객수 124만2439명을 기록했다. 예매율은 22.6%다.
3위는 이번주 개봉한 '도리를 찾아서'다. '니모를 찾아서'(2004)의 후속으로 기억이 돌아온 도리가 가족을 찾아 나서는 감동적 이야기다. 누적관객수 7만9589명으로 예매율은 20%다.
4위는 지난주 개봉한 '레전드 오브 타잔'으로 누적관객수 67만2590명이며 5위 역시 지난주 개봉한 안성기, 주연의 '사냥'이다. 누적관객수 60만 9109명이다.
개봉과 동시에 순위권에 진입한 '봉이 김선달', '도리를 찾아서' 외에도 일본 공포영화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을 소개한다. 영화 '링', '주온' 등을 통해 새로운 공포영화 장르를 개척한 J-호러다.
봉이 김선달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구전 설화 속 희대의 사기꾼이다. 조선 후기의 평양 출신 선비였던 그는 엄격한 신분 제도와 낮은 문벌 때문에 관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을 방랑하던 중 권세 있는 양반과 부유한 상인들을 특유의 기지와 속임수로 골탕먹인다. 특히 주인 없는 대동강물을 팔아 거금을 챙긴 일화로 유명하다.영화 '봉이 김선달'은 사기꾼 캐릭터로서 김선달의 매력과 그가 벌인 사기 에피소드의 오락성에 주목해 출발한 영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박대민 감독은 설화 속 김선달과 그의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시작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로운 '봉이 김선달'을 탄생시킨다. 천재 사기꾼의 지략과 두둑한 배포는 그대로 갖추되 수려한 외모에 위험과 유희를 즐기는 젊은 남자의 모습을 부각해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사기꾼으로 매력을 극대화했다. 배우 유승호가 그 역할을 맡아 소화했다. 그와 조합을 이루는 배우 고창석과 홍일점 윤보살 라미란, 사기패 막내 엑소의 시우민까지 최강 캐스팅 군단을 자랑한다.
▲도리를 찾아서=니모를 찾으며 절친한 친구사이가 된 도리와 말린은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도리가 '기억'이란 것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도리는 깊은 기억 속에 숨어 있던 가족의 존재를 떠올리고 니모와 말린과 함께 대책 없는 어드벤처를 떠나게 된다. 바다거북이 떼의 도움을 받아 큰 바다를 가로지른 삼총사는 캘리포니아 해변에 위치한 바다생물연구소에 도착한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도리는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서 가족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그러나 도리는 타고난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씩씩하게 여정을 해쳐나간다.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위장술의 대가 문어 행크와 어린시절 친구 고래상어 데스티니, 음파 탐지능력이 고장났다고 믿는 벨루가고래 베일리 등 새로운 친구도 얻게 된다. 깊은 바다도 막을 수 없는 스펙터클한 어드벤처가 도리를 기다리고 있다.
전세계 흥행 열풍을 몰고 온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2003)의 후속작 '도리를 찾아서'는 가족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도리가 친구 니모와 말린과 함께 가족을 찾아 떠나며 겪는 스펙터클 어드벤처 영화다. “계속 헤엄쳐”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긍정적 성격을 대표하는 캐릭터 도리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여정에 나선다. 도리에게 가족을 찾는 과정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하다. 어딘가에 있을 가족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도리는 자신도 모르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로 서른살을 맞이한 픽사 스튜디오의 17번째 작품 '도리를 찾아서'는 지난달 전미 개봉 당시 애니메이션 오프닝 1위와 박스오피스 1위 흥행을 터트리기도 했다. 고도의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바다의 첨벙거림, 급류, 명암, 수심 표현과 83명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영화음악은 영화를 정상에 올려놓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잔예(殘穢)- 살아서는 안되는 방=독자에게 받은 사연들로 괴담 잡지에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 나(다케우치 유코)는 어느날 쿠보(하시모토 아이)라는 여대생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새로 이사 간 집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사연이 낯익어 과거의 독자편지를 찾아보던 나는 같은 아파트에서 비슷한 사연을 받았던 것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낀다. 나는 쿠보와 아파트를 둘러싼 괴담을 하나씩 추적해나가는데 전 세입자 역시 이 아파트에 이사 직후 어떤 소리를 듣고 돌변해 자살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석연찮은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연결돼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점점 더 믿을 수 없는 사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괴담의 근원을 파헤칠수록 그녀들의 일상은 점점 더 섬뜩한 공포로 변해간다.
원작소설 '잔예'(오노 후유미)를 재구성한 영화 '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은 일본의 봉준호라 불리는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연출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일본 대표 여배우 유코와 특유의 분위기와 매력으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이는 신예배우 하시모토 아이가 첫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는 늦은 밤 공포를 느낄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제목 '잔예'는 더러운 것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부정을 탄 터에 재앙이 계속해 벌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사운드 공포를 더한 일본식 공포영화다. 특히 누구나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새로운 공포를 조성해 누구나 몰입하고 극에 두려움을 갖게 하는 영화다. 영화는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돼 과거를 역추적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영화에 긴장감을 더한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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