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하반기 취업시장에 도전하는 4학년 졸업생들의 경우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취업 성패가 갈린다. 최악의 취업난 속 대학생들의 여름 나기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토익은 필수… 제2외국어에 영어회화까지=토익은 취업의 필수 관문 중 하나다.
적어도 몇 달은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기업이 원하는 점수 커트라인을 넘을 수 있어 학원가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토익 문제 유형이 10년 만에 바뀌면서 '신토익'에 대한 대학생들의 부담감이 커진 것도 한 이유다.
듣기평가는 기존 2인 대화 유형에 3인 이상이 참여하는 대화가 추가됐고 읽기평가에도 온라인 메신저 대화와 채팅, 문자메시지 등이 제시된 점이 특징이다.
학원가는 앞다퉈 수강생을 잡기 위한 이색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토익 목표점수 미달 시 수강료의 전액을 환급하고 목표점수에 달성하면 장학금을 지급하는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참고로 지난해 대기업 취업준비생의 81.6%는 토익 점수를 준비했고 평균 점수는 749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7.1%는 토익스피킹 점수까지 갖고 있다.
지역 대학생 김모(26)씨는 “만료 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 유형도 바뀌어 혼란스럽다”며 “요즘은 토익점수뿐만 아니라 회화와 제2외국어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법 위주의 점수형 영어가 아닌 '말하는 영어'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 강의로 영어회화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또 유커 천만 시대를 맞아 중국어 열풍도 거세다.
현재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한화, CJ, LS,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중국어 특기자를 우대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승진평가에서도 중국어 능력을 우선으로 꼽는다.
▲계절학기로 부족한 학점 올리자=고학점을 얻기 위해 계절학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다.
기업들이 수치화된 스펙이 아닌 인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채용을 표방하면서도 여전히 학점을 중시하는 풍조는 남아있는 게 사실.
학점은 곧 대학시절 성실도를 반영해서다.
지난해 기준 취업준비생의 졸업학점은 평균 4.5만점에 3.6점으로 집계됐다.
계절학기 기간은 약 3주로 한번에 많은 진도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수강 신청 경쟁률은 치열하다. 한 학점당 수강료는 비싼편이다.
국립대인 충남대는 1학점당 2만3000원, 한밭대 3만원인 반면에 사립대인 대전대는 1학점당 10만원, 한남대 9만6000원, 배재대·목원대 9만원이다.
막바지 학점 관리를 위한 '계절학기 필승전략'을 담은 게시글도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우선 절대 결석하면 안 된다.
기간이 짧다보니 하루만 수업을 빠져도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석률이 점수 반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중간고사를 치르자마자 기말고사가 다가와 벼락치기를 하는 순간 좋은 학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계절학기 학점 A+는 완벽한 출석률과 수업 당일 복습이 관건인 것이다.
▲국토대장정·해외봉사 '인기'=과거 방학기간만 되면 농촌 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들이 국토대장정과 해외봉사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외활동을 많이 경험한 대학생들을 높게 평가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다.
배려심과 책임감, 협동심 등 조직 생활에 필수적인 역량을 보유했다는 측면을 부각할 수 있다.
이러한 값진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자연스럽게 녹아낸다면 성공적인 취업의 문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간 셈이다.
목원대 130여 명의 학생들은 오는 30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240여㎞에 이르는 국토대장정을 펼친다. 목원대는 대장정을 완주함으로써 참가 학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인내력을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을 비롯한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 13개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다음달 3일부터 17일까지 13박 15일간 캄보디아 반티민제이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이들은 현지 초등학교 도서관 꾸며주기, 태권도 교육, 의료 서비스, 디자인영상 함께 만들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학용품 등 후원물품도 전달할 예정이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