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권혁이 뜨거운 불꽃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권혁은 5일 경기 전까지 45경기에 나와 68이닝을 던져 3승1패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팀이 아직 시즌 중반인 72경기를 치르지 않은 시점이라 이대로 투구를 마치며 무난히 100이닝을 넘길 전망이다. 권혁은 지난해에도 78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졌다. 권혁이 올해 100이닝 이상을 던지면 임창용(1997~1998년) 이후 17년 만에 불펜투수가 2년 연속 100이닝 투구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불펜투수가 100이닝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 일단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력이 떨어진다면 결코 많은 이닝을 맡기지 않는다. 여기에 스테미너가 좋아야 한다. 불펜투수는 보통 1~2이닝 정도를 소화하게 된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권혁은 6월에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15경기에 나서 27.1이닝을 던졌다. 1승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은 2.63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안타는 단 17개만 허용했고 삼진은 18개나 잡아냈다. 피안타율은 1할8푼1리에 불과했다. 한화는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나 위기에서는 어김없이 권혁을 마운드에 세웠다.
권혁은 올 시즌 투구에서 변화구 비율을 높였다. 지난 시즌 직구 구사가 80%에 육박했지만, 올 시즌에는 70% 초반 대를 보이고 있다.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비율은 높였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권혁에게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직구 위주의 패턴은 투구 수 증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를 충실하게 보낸 권혁은 변화구의 비중을 높여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정우람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권혁은 팀 내 마무리 역할을 했다. 상대적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이 클 수 있다. 올 시즌 정우람의 가세로 권혁은 셋업맨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 뒤에 막아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투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권혁 본인도 올 시즌 100이닝 투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100이닝 투구) 당연히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난 시즌 많은 투구를 했던 것이 올 시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혁은 “작년에는 미련하게 힘으로만 던졌다”면서 “지금도 직구로 정면 승부를 하고 있다. 다만, 변화구를 조금 더 던지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혁이 시즌 끝까지 위력적인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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