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안내 표시 제각각인데다 허술해 장애인 등 보행약자들 불만
대전시내 ‘유니버설 디자인 보행로’ 가 장애인 등 보행약자에 대한 배려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시각장애인 보행안내 시설이 제각각인데다 조성된 구간이 오히려 불편을 주는 환경으로 만들어 졌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는 2011년부터 대덕구 중리길을 시작으로 자치구별 1곳씩 시범지역을 정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 보행환경을 개선해 오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남녀노소,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제품과 환경, 서비스 등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만든‘보편적 설계’를 말한다.
이 디자인이 적용된 곳은 중구 태평로와 유성구 대학로(충남대 부근) 일대, 동구 계족로, 서구 둔지미길이다.
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ㆍ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에 입각, 기준에 부합하는 환경으로 만들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결과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은 보행로 블록 재질을 달리해 방향을 예측하도록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약시 시각장애인(저시력자)을 위해 보행로 양 옆 블록 색깔을 진하게 만들어 그 안에서 보행하게끔 도와야 한다.
태평로를 제외한 4곳은 거리에 빗금친 블록을 사용해 재질 구분을 뒀다. 그러나 일반 보행로와 재질 차이가 크지 않다. 홈 깊이가 얕고 빗금 수가 너무 촘촘해서다. 시각장애인이 보행로를 구분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블록 색 개선도 필요하다. 5곳 모두 옅은 회색의 일반 보행로 양쪽 끝에 짙은 회색 블록을 깔아놨지만 비가 오면 색 구별이 어려워 혼란을 줄 수 있다. 회색과 검정색 등 색감 배열 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조성이 완료된 태평로 구간은 길 양쪽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직선 홈 5∼6개를 길게 파두었지만 일부 구간엔 홈이 끊겨 사고 위험성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우신 빛나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통칭 ‘행복 도로’라고 부르는 유니버설 디자인 보행로는 시각장애인에겐 오히려 ‘죽음의 도로’”라며 “블록 색은 밝게 하고 엠보싱 재질을 사용하는 등 보행약자가 자유로이 다닐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현재 개선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장애인 뿐만 아니라 임산부, 노약자 등 보행약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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