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재 K-water댐유역관리처장 |
모두가 알다시피 홍수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가뭄은 비가 너무 적게 내려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홍수와 가뭄이 자연현상이라는 점이다. 강우 즉 비나 눈은 자연현상이고 인간에게는 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나 예방은 어렵다. 이는 홍수와 가뭄이 무수히 반복되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어떤 나라의 그 누구도 아직 완벽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잘 말해준다. 물론, 홍수나 가뭄이 자연현상인 만큼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냥 견뎌내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지난 반세기 동안의 집중적인 물 관리 노력과 성과가 말해주듯이 근본대책에 거의 근접한 여러 대책이 이미 마련돼 있기도 하다.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물 관리 여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불리한 편이라는 점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6배나 되지만, 1인당 연간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6분의 1 밖에 안 된다. 인구밀도가 워낙 높아서다. 또한 연도와 시기와 지역에 따른 강수편차도 매우 크다. 더욱 심각한 건 이미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기후변화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국적인 극심한 가뭄이 이미 수년 간 반복되어 왔으며, 대규모 홍수의 위험성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수와 가뭄 모두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드웨어적 그리고 소프트웨어적 접근이다. 다목적댐은 하드웨어적 접근의 대표주자다. 다목적댐은 큰비가 내릴 때 홍수조절용량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물을 댐에 가두어둠으로써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막는다. 또 가뭄 때에는 이렇게 가두어진 물을 이용해 하류지역의 가뭄을 해결한다. 이처럼 유용한 수자원 시설이 다목적댐이지만 한계는 있다.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 등에까지 충분히 대응하려면 더 큰 용량, 더 많은 댐이 필요해서다. 그러나 이는 제반 사회적인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좋은 방안은 기존 댐의 활용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기존 댐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신의 해법이자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바로 통합물관리다. 통합물관리(IWRM)란 유역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효율성, 공평성, 지속가능성 측면의 시너지가 극대화되도록 유역단위로 물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K-water는 현재 국가 통합물관리 기반구축을 위한 유역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금강유역에서는 유역 내 수자원시설의 공급능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상하류 및 지역간 효율적 물 재배분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ICT 기반 스마트 홍수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금산군, 옥천군 등과 협약을 맺고 홍수예경보설비 개선, 기관 간 수문자료 공유체계 마련 등에 힘쓰고 있다.
홍수와 가뭄은 자연현상이라 예측이 어려운데다,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예방과 피해최소화를 위한 모범답안이 필요하고, 현재 모범답안에 가장 근접한 것은 통합물관리다. 통합물관리의 전국적인 정착과 실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바탕은 역시 지역사회와 국민의 관심과 공감일 수밖에 없다. 국민적 관심 없이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슈퍼 엘리뇨 등으로 이상기후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느새 장마가 시작됐다. 우리 모두 통합물관리를 통한 각종 물 재해의 예방에 더욱 관심을 가져보자.
김봉재 K-water댐유역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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