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개봉작이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다. 영화 '사냥'과 '굿바이 싱글', '레전드 오브 타잔'이 나란히 예매점유율 순위 1, 2, 3위를 차지했다.
30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이우철 감독의 '사냥'은 점유율 28.7%와 누적관객수 16만6506명으로 예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사냥'은 탄광이 무너지면서 인적이 끊긴 한 산에 찾아든 사냥꾼과 그곳을 지키는 이들이 벌이는 숲속에서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배우 안성기와 조진웅, 한예리, 손현주가 등장한다.
박스오피스 2위는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이다. 예매점유율 21.9%로 누적관객수는 15만4084명이다. 다양한 연기변신을 시도하는 배우 김혜수가 이번엔 '임신한' 톱스타로 등장한다. 반짝반짝 빛날 것만 같은 여배우의 삶을 통해 우리 시대 '혼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영화다.
극장가 3위는 '레전드 오브 타잔'이다. 예매점유율 16.5%대를 기록하며 누적관객수는 8만7453명이다. 영화는 아프리카 밀림을 떠나 런던 도심에 적응한 타잔이 인간의 탐욕으로 망가지는 밀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4위는 지난 주 개봉한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로 한 자릿수 예매율인 9%를 기록하지만 117만45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영화는 20년 전 최악의 우주전쟁을 치른 지구가 또 한번의 외계침공과 싸우는 모습을 그린다. 5위는 영화 '아가씨', 6위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가 잇고 있다.
탐하는 자 VS 지키려는 자… 출구없는 산속 16시간의 추격
●사냥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어느 외딴 산에서 거대한 금액이 발견된다. 이같은 정보를 입수한 동근(조진웅)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을 오르기로 결심한다. 인생 역전을 맞이한 기쁨도 잠시 땅주인 노파가 동근 일행을 막아서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한편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은 산사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한 산에서 수상한 무리를 발견하고 뒤쫓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다. 이때 사고로 길을 잃은 동료의 딸 양순(한예리)마저 우연히 산속에 들어갔다 쫓기는 신세가 된다. 금을 차지하려는 엽사 무리와 소중한 것을 지켜야 하는 사냥꾼의 추격전이 출구 없는 산속에서 16시간 동안 펼쳐진다.
영화 ‘사냥’은 인간에게 익숙한 ‘산’이란 공간에 갇힌 채 서로 충돌하는 인물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액션 스릴러물이다. 이우철 감독이 연출했고 연기파 배우 안성기, 조진웅, 한예리, 손현주가 출연했다. 배우 안성기는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등장해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사냥에만 매진하는 기성 역을 맡아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아가씨’에서 짧지만 굵은 아가씨의 후견인 역할을 소화한 배우 조진웅은 산에서 발견된 금액을 차지하기 위해 일행을 진두지휘하는 동근 역을 맡았다. 영화 ‘해무’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배우 한예리는 기성과 동근의 추격전 사이에서 다시 한번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우철 감독은 “작품에 깔려 있는 정서들이 잘 올라올 수 있도록 드라마를 탄탄하게 세우고 추격전이 더욱 극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연출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영화 ‘사냥’에는 ‘최종병기 활’, ‘끝까지 간다’, ‘악의 연대기’, ‘곡성’, ‘추격자’ 등의 각 분야별 스텝이 참여해 합을 맞췄다. 영화의 전반적 배경이 산인만큼 적당한 장소를 찾는 데만 4개월이란 시간을 보냈다. 인간 내면의 지독한 욕망을 표출시키는 장치로 등장하는 ‘금백바위’와 ‘소나무’는 감독의 성에 차는 게 없어 직접 제작해 산에 옮긴 정성을 보였다.
대한민국 대표 톱스타의 임신 발표… 엄청난 스캔들에 세상이 뒤집혔다
●굿바이 싱글
온갖 찌라시와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던 톱스타 주연(김혜수)은 호텔처럼 고급스런 것들로 채워진 커다란 집에서 혼자 밥 먹고 잠드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다 점점 떨어지는 인기와 남자친구의 공개적 배신에 충격을 받고 영원한 내 편 만들기에 돌입한다. 대표 독거스타의 임신 발표는 전국민 스캔들로 일이 커지게 되고 주연의 불알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평구(마동석)와 소속사 식구들은 뒷수습에 동분서주한다. 통제불능한 여배우 주연의 무모한 계획은 계속될 수 있을까.
영화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은 싱글족 트렌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려냈다. 다양한 연기변신을 시도하는 배우 김혜수가 대한민국 톱스타 주연 역을 맡았다. 주연의 친한 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를 연기한 마동석은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조연진. 곽시양, 이성민, 김용선, 서현진, 황미영은 영화에 감미료를 뿌리면서 코믹함을 배가시킨다.
영화 ‘굿바이 싱글’에선 한때 대한민국을 평정한 여배우 주연의 화려한 패션과 집 등을 보여주는 데 노력을 기했다. 영화 예고편에서만 모두 15벌의 의상을 선보인다. 영화에선 여배우의 상징 드레스부터 여배우의 민낯, 일상까지 엿볼 수 있다.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배우 김혜수의 실제 의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여배우의 대저택을 섭외하는 데 공을 들인 제작진은 리얼함을 위해 실제 주택을 섭외해 추가시공을 벌이는 디테일을 살렸다. 또 한가지 관람 포인트는 여배우 김혜수의 막춤이다. 가수 싸이의 안무팀에게 직접 전수받은 김혜수표 코믹춤은 기대할 만하다.
끝인 듯 끝이 아닌 사랑 줄타기…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 연애의 이력
화려한 재기를 꿈꾸는 여배우 연이(전혜빈)와 영화감독을 꿈꾸는 만년 조연출 선재(신민철)는 짧은 사랑의 종지부를 찍는다. 하지만 성숙한 동료이자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충무로 쿨 커플로 등극한 이들은 공동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한다. 마침내 둘의 공동작업물이 영화로 탄생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둘의 관계에 예상치 못한 큰 위기가 닥친다. 이별했지만 헤어지지 못한 연이와 선재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솔직하고 유쾌한 현실로맨스를 그린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이 관객과 만난다. 조성은 감독의 첫 장편작품이다. 배우 전혜빈은 할 말 다하는 까칠한 괴팍 여왕 같지만 알고 보면 여린 성격인 여배우 우연이 역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사랑에 빠져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부터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모습까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영화 ‘노브레싱’과 ‘프랑스 영화처럼’ 등에 등장하며 충무로 스타로 주목받는 신민철은 로맨틱함을 지닌 예비 영화감독 오선재 역을 맡았다. 충무로 ‘명품조연’이라 불리는 황승언과 ㅇ지훈 예수정, 박충선, 방은희도 함께한다.
영화는 개봉 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출품되며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은 바 있다. 영화에 대한 호평은 감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단편 ‘다시 찾은 크리스마스’(2003)‘를 통해 영화계에 발을 내딛은 조 감독은 ‘숲의 딸들’(2007)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번 ‘우리 연애의 이력’으로 한층 두터워진 영화를 선보였다.
다시 개봉하는 영화
●500일의 썸머
자신의 일생을 바꿔줄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순수 청년 톰(조셉 고든 레빗)은 회사에 새로운 비서로 나타난 썸머(주이 디샤넬)를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된다. 구속받길 싫어하고 혼자만의 삶을 즐기고 싶은 썸머는 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썸머를 평생 함께할 인연이라 생각하는 톰과는 다르다. 어딘지 어긋나고 삐걱대는 두 사람은 마침내 변화를 위한 선택의 시간을 맞이한다.
마크 웹 감독의 ‘500일의 썸머’가 지난 2010년 한국에서 개봉한 지 6년 만에 재개봉했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고난과 갈등을 극복한 커플이 다시 결합하는 뻔한 로맨스물이 아니라 주민공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건과 심리를 섬세하게 파헤친다는 점에서 ‘창의적인 멜로’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수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를 한자리서 볼 수 있다. 영화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 ‘하늘을 걷는 남자’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조셉 고든 레빗과 신비로운 분위기로 사랑을 받는 주이 디샤넬이 호흡을 맞춘다. 영화 ‘킥 애스’, ‘다크섀도우’ 등을 통해 국민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클로이 모레츠도 등장한다.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OST는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감동을 더한다. 앞서 70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음악상 수상자인 미하엘 다나 음악감독이 감각적인 곡들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영상미도 빼놓을 수 없다. LA의 아기자기함이 극대화돼 사랑스러운 느낌을 발산한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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