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엑스포공원에 문 연 대전통일관
통일·안보교육장으로 적합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텅텅 비어
‘북한이해의 폭을 넓히고 통일의지를 고취시키는 국민통일교육의 장.’
통일부훈령 제424호(통일관 운영규정)가 설명하는 통일관이다. 통일부는 1986년부터 전국 13곳에 통일관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 북한실상을 올바로 알리고 건전한 통일관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대전통일관은 2001년 8월 개관했다. 자리는 엑스포과학공원 내 엑스포기념관 1층, 규모는 130평으로 북한물품·도서와 전시물 264종(443점)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전시물과 영상자료로 북한의 정치·경제·문화와 남북 간 통일노력, 역대 정부 통일정책을 소개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며 입장료는 무료다.
하지만 ‘통일교육의 장’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적을 뿐더러 아는 사람이 드물어서다. 평일 관람객 하루 평균 10여명, 주말에도 50명이 될까 말까다.
이 마저도 대전통일관 관람 목적이 아닌 엑스포공원을 찾았다가 호기심에 들린 인원이 대부분이다. 15년이 넘었지만 이곳을 아는 보훈·안보단체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통일교육장이 홍보부족으로 발길이 끊기고 있는 셈이다. 28~29일 대전통일관을 찾았다. 엑스포공원 한빛탑 뒤편 엑스포기념관 외벽에 ‘대전통일관’ 간판이 걸려 있었다.
통일관 입구에는 운영시간과 입장료가 무료임을 알리는 배너가 세워져 있었다. 전시는 ‘북한상황’, ‘대북정책’, ‘통일방안’ 등 크게 3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북한의 경제·군사·정치·언론 등 전반적인 상황은 물론 사회적인 모습도 조명하고 있다.
생소한 북한 술과 국수, 통조림 등 식품에서부터 교과서와 서적, 우표, 지폐, 구두 등이 전시돼 있다. 북한 의식주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운영이 중단됐지만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전화기와 TV 등 가전제품과 반바지, 신발같은 의류도 전시하고 있다.
중앙에는 대형 한반도 모형이 설치돼 있다. 버튼을 누르면 남북한 주요도시와 38선·휴전선, 경의선 철도, 활용했던 수로 등에 조명이 들어온다.
각 전시물 상단엔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판이 붙여져 있다. 1945년부터 올해까지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과 남북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도 볼거리 중 하나다.
전시장을 둘러보는데 15분 정도가 걸렸다. 전시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통일 관련 정보를 얻는 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기자 외에 관람객은 없었다. 1시간 정도 기다려 봤지만 상황은 똑같았다.
전문가들은 통일홍보관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통일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전충남재향군인회 관계자는 “대전에 40년 넘게 살았지만 통일교육관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통일관이 통일은 물론, 안보 관련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만큼 홍보를 펼치고 보훈·안보단체들과 관련 사업들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관을 위탁운영 중인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엑스포공원 주변 기초과학연구원 건립 등 공사가 진행되면서 엑스포공원이 문을 닫은 줄 알고 통일관을 찾는 시민들이 전보다 줄었다”며 “가족단위 방문객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 단체방문 등을 교육청과 협의해 통일관을 활성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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