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산성시장의 매력

  • 경제/과학
  • 유통/쇼핑

작지만 강하다, 산성시장의 매력

금산·계룡 인접해 채소·과일 '신선' 상인들 직접 가져다 팔아 가격 저렴 20년된 떡집·밥도둑 반찬가게 명물, 아케이드 마무리 등 시설현대화 한창

  • 승인 2016-06-23 14:08
  • 신문게재 2016-06-24 1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전통시장 '백배 즐기기'

대전 산성전통시장은 금산, 계룡과 인접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랑한다. 상인들이 직접 가져와 팔다 보니 가격은 저렴하고, 품질은 높다. 소규모 전통시장이기에 상인들의 인자한 미소는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주고받는 대화 속에 녹아드는 정겨움은 다시금 찾고 싶게 만든다. 고소한 떡 냄새와 싱그러운 과일, 금방이라도 밭에서 나온듯한 채소가 소비자를 맞이한다. 역민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함이 스며 있어 시장을 찾기 좋다. 이에 산성전통시장 곳곳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작지만 정은 '한가득'=산성전통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상인들의 정이 넘쳐난다. “과일 싱싱해요?”라고 묻는 소비자에게 상인들은 “먹어보면 안다”고 너스레를 떤다. 토마토가 제철인 요즘 봉지에 토마토를 몇 개 더 넣는 모습은 대형마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친숙함이다. 시장이 작다 보니 조금만 시장을 둘러봐도 상인들이 소비자의 얼굴을 기억한다. 이 때문에 한 번 방문한 소비자는 상인의 친숙함에 매료돼 또다시 시장을 방문하게 된다. 항상 미소를 머금는 상인들이 있어 산성전통시장은 작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싱싱함으로 무장한 '과일'=금산과 계룡이 인접해 있다 보니 산성전통시장의 과일은 싱싱함으로 가득하다. 무더운 여름 하면 떠오르는 수박은 놀라운 크기와 색감을 자태를 뽐낸다. 소비자에게 선택받고자 일렬로 늘어선 수박을 2~3번 두드려보면 속이 꽉 찬 게 느껴질 정도다. 일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가 냉장고 안에 수박을 한 입 베어 무는 달콤한 상상의 마지막인 맛을 책임져준다. 제철을 맞은 방울토마토와 자두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산성전통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 모(46) 씨는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신선한 과일을 만날 수 있어 종종 들린다”며 “아기자기한 시장이라 더욱 정이 간다”고 말했다.

▲20년 전통의 '떡집'=영양떡, 꿀떡, 인절미 등 다양한 떡은 산성전통시장의 매력 중 하나다. 곱게 포장된 떡을 보고 있자면 금방이라도 입에 넣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다. 가격도 저렴하다. 3000원 미만에 판매되는 이 시장의 떡은 고소함과 달콤함, 20년 넘은 떡 장인의 손맛까지 곁들여져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산성전통시장에서 22년간 떡집을 운영한 임성복(56) 씨는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가격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며 “장사는 잘 안 돼지만 오래 유지한 만큼 오래도록 장사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찬거리 고민은 이제 '그만'=겉절이부터 깻잎 장아찌, 열무김치, 멸치볶음 등 다양한 가짓수에 입이 벌어진다. 말끔히 포장된 반찬을 집어 집에 가져가 그릇에 담기만 하면 저녁 반찬으로 제격이다. 반찬 만들기 싫은 날 2~3가지 반찬을 골라 간다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고르는 재미가, 입에선 밥알과 섞이며 즐거운 춤을 춘다. 베테랑 주부의 손맛이 밑반찬에 그대로 담겨 또 구매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금방 수확한 듯한 '채소'=파, 무, 쪽파, 배추 등 신선한 채소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줄 서 대기한다. 대전 도매시장에서 채소들을 가져와 굳이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과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까지 걸음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또 금산, 계룡과 가까워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들을 산성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상인들도 있어 중간 유통마진이 없다. 때문에 저렴한 가격과 신선함까지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주부 최 모(51) 씨는 “저녁 반찬을 만들기 위해 산성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신선한 채소를 꼭 구매한다”며 “인근에 마트가 많지만 상인들의 정이 좋아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소비자 편익 '도모'=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현대화사업으로 국비 19억 원이 지원된 산성전통시장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주차장 개설로 시장을 찾은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쾌적한 화장실도 으뜸이다. 시장 상인들에게 친절교육과 공동마케팅 등을 진행하며 신규고객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여름철 비를 막아주고 겨울엔 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줄 아케이드 공사가 돼 있다. 하지만 전체 시장 중 절반만 돼 있어 나머지 구간 아케이드 공사는 숙제로 남아있다.

최승필 산성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전통시장은 금산, 계룡과 인접해 있어 과일과 채소를 바로 가져올 수 있어 신선함이 시장 곳곳에 배어 있다”며 “한 번 찾은 소비자들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시장상인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5.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