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1200여명의 생계 터전인 건설기업이 넘어지지 않도록 자전거 페달을 쉼 없이 저을 때 두 눈과 손은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회공헌에 있었다.
건설업에 뛰어들어 32년간 오직 한 길을 묵묵히 걷고 사회공헌활동도 멈추지 않았던 박 대표에게 지난 17일 금탑산업훈장이 전수됐다.
대전과 충남 건설기업 중 처음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박해상 우석건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16 건설의날에 산업훈장 중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 수훈자가 되셨습니다. 지난 32년간 건설인의 삶을 살아온 감회가 남다를 텐데요.
▲명예로운 금탑훈장을 받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면서 가정과 회사에 축복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모범적인 삶을 살도록 직원들에게 강조해왔는데 정부가 수여하는 산업훈장을 직접 받게 돼 더욱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는 기업인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운영뿐만 아니라 회사를 키워준 사회에 조금 더 이바지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씩 실천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대전과 충남 건설기업 중 금탑산업훈장은 첫 수상입니다. 지역 건설인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지켜온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
▲1984년 가장 작은 건설기업을 만들어 현재까지 건설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충남 공주시의 소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혁신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1992년 우석건설을 시작해 우리 기업은 토목건축공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산업환경설비공사업과 전기공사업 그리고 소방시설공사업 및 환경전문공사업까지 수평적 확대와 혁신해왔습니다. 회사의 사훈 역시 도전과 혁신 그리고 변화이며 그러한 데에 노력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될 정도로 기부를 실천해오셨습니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 사회공헌을 함께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 집무실에는 한 농부가 작은 빵과 버터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가난때문에 초등학교 6학년까지 보리밥도 구경하지 못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터라 그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주말 성당에서 기도할 때도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다짐하는데, 주중에는 이를 실천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찾아가 장학금을 매번 기부해도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는 않습니다. 장학금을 주고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은 참 어색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생활환경이 열악한 대전역 쪽방에 매년 후원하고 있습니다. 사회봉사는 꾸준히 연속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고 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석건설은 투명경영으로 임직원 사이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은 직원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지금도 회사 자금을 결제할 때 5단계를 거치는데 이를 임직원이 모두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극복한 경험에서 체득한 것입니다. 1990년대는 건설기업들이 서로 연대보증을 해서 자금을 마련하고 사업을 하던 때였습니다. 우리가 보증을 선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빚 50억원을 떠안게 됐고, 그때 주변에서 우리가 곧 넘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월급 20~30%를 내려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기업을 살리고자 함께 헌신했습니다. 제 집에 단전·단수한다는 통지서가 날라오고 노임과 자재비를 달라고 찾아온 협력업체 직원들과 밤샘을 하다가 함께 잠든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 3년 뒤에는 IMF외환위기까지 찾아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모두 극복하고 지금의 우석건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역경을 극복해 지금은 위기에 대처하는 경력이 됐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는 박해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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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상 대표가 작성한 건설업무 일지 |
▲올해 건설의날에 받은 금탑산업훈장 |
▲미육군 극동 공병단(FED)의 모든 공사가 건설 국제기준에서 진행됩니다. 경기도 평택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미군이 감독하고 영어 원문으로 건설내역서 작성하고 있습니다. FED수준의 공사가 가능하다면 세계 어디에 가서도 해당 국가의 시스템에 맞춰 건설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해외진출에는 신중함과 상당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눈앞에서 진행하는 건설현장도 예상 못 한 변수를 만나는데 해외에서 그곳에 문화에 맞춰 진행하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과 중국 출장을 통해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충남·세종시회 회장이면서 건설단체연합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건설경기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건설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사회기반시설(SOC)은 국민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인데 이에대한 신규투자가 줄어들어 안타깝습니다. 전국 지방도를 가보면 주민들이 이용할 농로가 없거나 학생들이 통학할 인도가 없는 곳을 자주 보게 됩니다. 구불구불한 길을 곧게 펴는 데에 노력하는 것과 함께 농촌의 안전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농로와 보행공간 마련이 필요합니다. 보행공간 없는 도로에 교통사고 위험때문에 아이들을 시골에서 키우기 더 걱정스럽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또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을 추구하며 건설사업에서도 속도를 중요시했습니다. 이때문에 건설된 지 수십 년 된 건축물에 안전조치가 필요한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전을 지키는 SOC투자와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분야에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석건설은 연매출 1천억 바라보는 지역 대표 건설사= 1992년 창립한 이후 도로, 교량, 항만, 터널, 미국기지 이전사업(YRP) 등 토목사업을 비롯해 공공청사,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환경사업,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공공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종합건설회사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매출 709억·654억·817억원을 기록해며,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1151억 전국 172위(대전충남 6위)에 올랐다. 세종시에 호수의 아침, 세종의 아침, 행복의 아침 등 자체 민간개발사업을 성공리에 완료했다. 대기업과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활발한 수주영업활동을 전개해 지역 대표 건설사로 뿌리내리고 있다.
대담=이승규 부국장
정리=임병안·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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