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슴에 최고의 맛집 하나씩은 품고 삽니다. 스트레스 받은 날이면 생각나고, 맛집 근처만 가도 생각나고, 친구들과의 수다 속에서도 맛집은 중요한 화두이죠. 오늘 소개하고 싶은 맛집은 특히 비가 내리는 날이나, 나른한 주말 오후 자꾸만 생각나서 괴로운(?) 맛집인데요. 다함께 가볼까요?
▲왕손곱창은 단체 손님도 많기 때문에 식사시간은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구요. 빨리 먹고 싶다면 미리 예약전화를 하시면 좋습니다. |
위치는 대덕구 대화동입니다. 대화공단 안쪽에 위치해 있는데 아모레퍼시픽 공장 바로 맞은편입니다. 상호명은 ‘왕손곱창’. 맛수다를 위해 방문했던 날은 밤이었습니다.
미닫이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면 북적북적 곱창전골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봅니다. 사실 왕손곱창에서 메뉴판은 크게 의미가 없어요. 이유는 열에 아홉, 주 메뉴인 곱창전골을 주문하기 때문이죠. 물론 소곱창볶음과 한우염통구이, 순대, 순대국밥도 눈길이 가지만 좌우앞뒤 테이블을 한번 보세요. 정말 열에 아홉은 곱창전골이 보글보글~
이제 주문을 해보겠습니다. 왕손곱창은 전골메뉴는 ‘대’와 ‘소’만 있습니다. 2~3명은 소를, 4명 이상은 대를 시키면 양은 딱 좋습니다. 저는 친구와 2명이이 방문했으니 소를 시켰습니다. *곱창전골 소 15,000원, 대 23,000원.
▲기본 상차림. 곱창전골 소를 시켰는데 푸짐하죠? |
짜잔~ “전골 소 주세요~” 주문을 하면 몇분 안돼서 밑반찬과 전골이 바로 나옵니다. 왕손곱창의 좋은 점이라면 이모님들의 빠른 서빙과 피드백입니다. 눈치 빠른 이모님들이 필요한 것, 부족한 것 잘 챙겨주시니 소심한 분들도 걱정말고 방문하세요.
▲곱창전골의 신의 한수, 당면사리. 호로록~~ |
전골을 시키면 공깃밥은 추가로 시켜야 하는데요. 소소한 팁이라면 우선 공깃밥 하나만 시켜서 친구와 반 그릇씩 나눕니다. 이 반공기로 곱창전골의 오리지널 맛을 즐겨 보세요. 쫄깃쫄깃~ 곱창에서 나온 곱들이 국물에 스며들어 자작한 국물로 변신하며 입에 쫙 달라붙습니다. 곱창을 즐겨하지 않는 분들은 냄새가 나서 싫다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무슨 비법을 쓰시는지 저도 정말 궁금할 만큼 곱창의 특유 비린내와 잡내가 1도 없습니다.
▲곱창 좀 보세요. 쫄깃하고 냄새가 없어서 진짜 맛있어요. |
당면사리와 곱창, 그리고 국물을 어느정도 드셨다면 이모님께 밥을 비벼달라고 부탁하세요. 이모님이 적당량의 국물을 가지고 휘리릭~ 사라지십니다. 사실 빈테이블로 가시는 거예요. 여기서 이모님의 밥 볶기 신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야채넣고 김가루 넣고 참기름 넣고~ 남은 국물에 샤샤샤~ *일반 공깃밥 1,000원 *비빔용 2,000원
▲비주얼 좋고, 맛 좋고. 전골 국물에 밥은 꼭 비벼 드세요. |
비벼져 나온 밥 좀 보세요. 이거야 말로 비쇼(비주얼쇼크). 은근한 불 위에서 따끈해지길 기다려 봅니다. 타닥타닥 소리가 나면 불을 줄여주시고 수저에 꽉 차게 한수저 퍼 담아 봅니다. 곱창의 곱이 모두 빠져나와서 국물에 골고루 퍼졌기 때문에 국물맛이 일품이라고 아까 말씀 드렸죠. 여기에 밥을 비볐으니, 말해 뭐해요. 여기서 밥보다 중한 것이 뭔디.
▲국물 촉촉하게 얹어서 한입~ |
여기서 또 한가지 팁. 비빈 밥만 먹다보면 목이 매여요. 아까 이모님이 밥 비벼주실 때 국물을 남겨주셨죠? 숟가락에 한가득 밥을 떠서 국물에 적셔주세요. 크읍. 바로 이거예요! 정말 이 순간만큼은 부러울 게 없는 순간이에요.
소곱창에는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오장을 보호, 어지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대요. 또 비타민이 풍부해서 허약체질이나 보신에도 좋답니다. 해독효과 있다네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곱창전골, 술 안주로도 좋고요,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어요. 꼭 한번 찾아가 보실거죠? /이해미 기자
완손곱창은 옛두리예식장에서 공단방향으로 600m 올라가다 보면 왼쪽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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