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전체대상 없는 시상식 진행
▲ 14일 오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제28회 대전미술대전에서 박미성(공예), 윤예진(서양화), 이창구 문화체육관광국장, 박정수(서예한문)이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전미술대전 사상 최초로 전체대상을 시상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져 지역 미술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미술협회 대전시지회(대전미술협회)는 13일 오후 전체대상을 시상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본보 13일 자 20면)
이에 14일 오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당초 윤예진(22ㆍ여ㆍ배제대 미술디자인학부 4년)씨가 받기로 한 전체대상 없이 3개 분야 부문대상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서양화 부문에서 윤 씨, 서예한문 부문에 박정수 씨, 공예 부문에 박미성 씨가 각각 수상했다.
앞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전체대상이 없어진 것은 대전미술협회 집행부의 미숙한 판단 때문이다.
지난 10일 심사위원 총회의에서 윤 씨의 작품 ‘14번째 계절’이 전체대상으로 결정 났지만 이영우 미술협회장이 이를 제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전체대상 수상자가 재직하는 학교의 학부생이기에 괜한 뒷말이 나올 것을 방지하고 싶어서 순간적 판단한 결과”라며 “그러나 전체대상 상금 1000만원을 집행하지 않으면 내년 사업비에 문제가 생길 것이 예상되고 대회 권위가 떨어질 거라는 내부 회의 끝에 다시 전체대상을 내기로 재결정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문화예술과는 당시 서류상 ‘전체대상 없음’으로 결정 난 사항을 번복할 수 없으며 “원칙대로 할 것”을 주문했고 결국 전체대상을 취소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같은 사태에 지역 미술계는 당혹감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한 미술계 원로 인사는 “권한을 부여받은 심사위원이 판단한 것에 왜 회장이 (상을 주지 않기로) 의견을 보탰는지 모르겠다”며 “시 문화예술과도 미협의 독립성을 흐트러뜨리고 개입한 것에 대해선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 때문에 상의 권위가 떨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미술계 한 교육관계자는 “이영우 회장이 잡음 없이 대회를 진행하려던 중 잘못 판단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심사가 절차대로 진행됐다면 제자가 상을 받아도 문제가 될 게 없는데 그걸로 문제를 삼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으니 지레 판단했던 게 문제”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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