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째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폐허가 된 문화1동 계룡맨션아파트. |
중구 대흥자이, 공탁금 납부해야 조합아파트 거래 가능
부도에 10년째 떠도는 유천1동조합과 폐허 되는 계룡맨션재건축
대전에서 추진되는 재건축ㆍ개발사업이 일부 조합원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거나 과도한 청산금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가져와도 지역사회가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산분담금 1900만원씩 부담하게 된 대덕구 비래한신휴플러스 조합원 203세대 중 주택을 매입해 자신도 모르게 조합원이 된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산 주택이 2006년 입주 당시 조합원 몫의 아파트였고, 매매를 통해 조합원 자격도 승계될 수 있다는 점을 듣지 못했다.
더욱이 주택 등본상에 대지권이 일반 분양세대보다 적게 등기된 것이나 조합이 아직 해산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듣지 못했거나 문제가 안 된다는 설명 정도였다.
3년 전 조합원 주택을 매입한 한 주민은 “관공서 어떠한 서류에서도 이 아파트가 재건축 주택이라거나 내가 산 주택이 조합원주택이라는 설명이 없었다”며 “이제와 내가 조합원으로 청산분담금을 내라니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준공 후 청산금 폭탄은 중구 대흥동 센트럴자이 아파트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대흥1구역주택재개발정비조합이 2013년 1152세대 아파트를 준공해 입주한 지 3년만에 청산금 42억원의 채무가 발생했다.
아파트가 들어선 부지에 땅을 약속된 수용재결일까지 매입하지 않고 사업을 중단했다가 2년 후에 재개해 부지를 뒤늦게 사는 바람에 현금청산인들에게 가산금 지급의무와 이자가 발생한 것.
조합 청산금 42억원 중 30여억원은 조합의 자산을 매각해 일부 변제가 이뤄졌지만, 조합원 170여세대에 대한 청산금 가압류는 현재까지 유효한 상태다.
이때문에 대흥1구역재개발조합 조합원 170여세대는 자신의 주택에 등기된 가압류 금액만큼 법원에 1000만~2000만원 공탁해야 매매할 수 있는 처지다.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원 아파트는 공탁을 통해 가압류를 해제한 경우에만 거래를 중개하고 조합원 자격은 승계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해 청산금의 설명은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거나 폐허가 돼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곳도 있다.
중구 유천1동재건축주택조합 52세대는 자신의 집을 내놓고 그 자리에 지상 12층 주상복합아파트를 2008년 준공했지만, 지금까지 입주를 못하고 있다.
준공을 앞두고 재건축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27개 업체가 유치권을 주장하며 현재까지 점유하는 실정으로 조합원들은 오히려 조합의 채무까지 떠안을 처지다.
문화1동 계룡맨션 재건축조합도 2005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빈집에 샤시와 집기류를 뜯어내면서 지금은 120여세대 중 10여 세대만 거주하는 폐허로 바뀌고 있다.
비래동재건축비상대책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때는 지자체가 도와주고 전문업체를 고용해 빠르게 진행하지만,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대응과 책임은 조합원들 몫으로 수습하기 어렵다”며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 대전1호 재건축아파트이면서 청산금 38억원이 결정된 비래한신휴플러스아파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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