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으로 번져 제명조합원 토지 확보 장기화 초래
11년 전 시공사와 조합 사이 조정액 20억 채무 드러나
“조합 회계서류 보관 중으로 신속히 청산 진행해야”
대전 최초 재건축주택인 대덕구 비래동 한신휴플러스아파트에 재건축조합을 청산하는 데 필요한 38억원은 조합원 203명이 분담해야 한다.
조합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301명을 강제로 제명해 결과적으로 청산 절차가 지연됐고, 성급한 소송 과정에 청산금이 크게 부풀어졌다는 분석이다.
비래한신휴플러스 재건축아파트 조합원 203세대는 앞으로 재건축조합 청산을 위해 필요한 청산금 38억5000만원을 세대당 1900만원씩 분담해야 한다.
논란의 한신휴플러스아파트는 대덕구 비래동 대전톨게이트 입구에 위치한 646세대 공동주택으로 2006년 준공ㆍ입주한 대전 최초 재건축아파트다.
1989년 당시 비래동 주공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재건축조합을 설립해 시공사가 최소 6차례 바뀌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00년 9월 사업 중단 위기에서 조합원 505세대 중 아파트 분양 신청 안 한 301세대를 조합에서 임의로 제명하고 그 세대수만큼 일반분양으로 전환해 재건축 착공을 강행했다.
그러나 소송을 통해 301세대에 대한 제명은 2005년 무효가 됐고 재건축부지 내 제명조합원들의 토지를 확보하는게 지금까지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이때문에 해당 아파트는 일반분양 세대에 대지권은 분양계약서에 기록된만큼 등기됐지만, 조합분양 세대에 대지권은 분양계약서 상의 면적에 절반 이하로 등기됐다.
조합 청산은 토지에 대한 권리인 대지권을 분양계약서보다 적게 가져간 조합원들에게 계약서만큼 지급하는 것으로 종결되지만, 그 전에 제명조합원들에게서 확보한 대지권에 설정된 압류와 등기를 해제하는 비용이 필요했다.
재건축조합은 세대당 500여만원씩 청산분담금을 납부해 대지권을 정리할 예정이었으나 조합과 주민 사이 소송 과정에서 11년 전 시공사 빚이 드러나면서 청산금이 4배 뛰었다.
조합원 203세대 중 준공 후 아파트를 매입한 입주민은 현재 89세대이며, 조합원 아파트이거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모른 채 매입했다.
2005년 법원 조정합의를 통해 조합이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계약이 해지된 건설사 A기업에 주기로 한 2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고법 사실조회에서 확인돼 조합에 채무가 추가됐다.
또 2013년 주민들이 조합에 제기한 소송에서 채무의 존재나 조합원 자격, 확정지분제 등에 대한 검증 없이 대지권등기이행에만 집중하면서 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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