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극장가는 영화 '아가씨'가 점령 중이다. 지난 1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개봉 이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아가씨'는 막대한 재산을 가진 아가씨(김민희)와 그를 둘러싼 이모부(조진웅), 백작(하정우), 하녀(김태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일 오전 영화 '아가씨'의 누적 관객수는 249만8645명이다. 예매 점유율 49.8%로 극장가로 향하는 두 명 중 한 명은 '아가씨'를 관람하고 있다.
김민희와 김태리의 동성애 베드신을 비롯해 파격적인 소재로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아름다운 영상도 영화를 단단하게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감독에 대한 기대치에 비해 아쉬움도 있다는 의견이다.
박스오피스 2위는 '엑스맨 아포칼립스'다. 잠들어 있던 최초의 돌연변이가 깨어나 새 세상을 만들려는 것을 액스맨들이 막는 대결을 그렸다. 예매 점유율 12.6%로 누적 관객수는 277만4474명을 기록했다.
3위는 2위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다. 외지인이 마을에 온 뒤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을 다룬다. 예매 점유율은 12%며 누적 관객수는 651만2881명으로 집계됐다.
이번주 개봉한 영화 중엔 외화가 많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게임을 사랑한 수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은 작품으로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함을 자랑하며 이번주 기대작으로 꼽힌다.
디즈니의 '정글북' 역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 등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 편의 영화는 배우 에단 호크 주연의 '본 투 비 블루'다. 재즈 뮤지션 쳇 베이커의 삶과 음악, 인생, 사랑을 그린 영화다. '청춘의 냄새'를 풍기는 비운의 뮤지션 쳇 베이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인간 vs 오크 '운명을 건 대결' 세계가 열광한 게임 스크린 속으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행성이 황폐해지기 시작하자 오크는 인간의 행성으로 넘어와 새로운 왕국 건설을 꿈꾼다. 생존을 위해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믿는 인간 종족의 영웅 '로서'와 오크 종족의 영웅 '듀로탄.' 하지만 공존에 반대하는 또 다른 세력이 분열되면서 두 진영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세상의 운명을 건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전세계가 열광한 게임이 스크린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20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 스토리가 스크린에서 실감나게 펼쳐진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각본을 맡은 찰스 리빗이 각본을 담당하고 '더문'과 '소스코드'를 연출한 던칸 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게임에 등장하는 장소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게 제작진의 첫 번째 숙제였다. 실제 세트를 통해 모든 배경을 만들길 원했고 이를 디지털 기술로 확장시키고자 했다. 90개가 넘는 다양한 사이즈의 세트가 제작됐고 이를 위해 300여명이 투입됐다. 오크족의 고향 '드레노어'와 인간족의 세상 '아제로스'를 구현했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소품 제작에도 제작진은 심혈을 기울였다. 전 세계에서 의상을 공수하고 전투 장면에서 사용할 무기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영화는 촬영 종료 후 후반작업에도 2년여 기간이 걸렸다.
반가워 모글리! 더 생동감 있는 영상, 원작 뛰어넘는다
●정글북
늑대에게 키워진 '인간의 아이' 모글리(닐 세티)는 정글의 무법자 쉬어칸의 위협을 받고 유일한 안식처 정글이 더 이상 허락되지 않은 장소라는 걸 깨닫는다. 모글리는 모두의 생존을 위해 정글을 떠나야 한다고 느낀다. 정글을 떠나는 여정은 끊임없이 위협으로 차 있었고 쉬어칸은 그를 바짝 쫓기 시작한다.
영화 '정글북'은 1894년 발간된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이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생동감 넘치는 영상으로 재탄생한다. 존 파브로 감독은 누구나 아는 스토리에 첨단 기술을 입혀 원작의 감동을 뛰어넘었다. 시각적인 볼거리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체험을 통해 진짜같은 '버추얼 정글'을 리얼하고 실감나게 스크린에 펼친다. 영상 속 인물의 목소리를 책임진 군단도 화려하다. 발루 목소리에 빌 머레이, 카아 목소리에 스칼렛 요한슨, 바기라 목소리에 벤 킹슬리, 쉬어 칸 목소리를 이드리스 엘바가 책임진다.
영화 '정글북'은 유일한 실사 캐릭터 '모글리'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과 장면이 CGI 특수효과로 구현됐다. 영화 전체 러닝타임을 차지하는 정글은 영화 사상 가장 큰 인공 정글로, 가장 큰 공을 들인 부분이다. 소설 '정글북'의 배경이 된 인도 방갈로르의 실제 정글에서 숲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10만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하여 막대한 라이브러리를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CG 작업을 진행해 이끼, 나무껍질, 바위, 물 등 실감나는 디테일의 정글을 구현할 수 있었다. 여기에 공간의 깊이감을 살리기 위한 다면촬영 기법을 사용해 실제 정글 속에 있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냈다.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 파란만장한 인생과 음악 이야기
●본 투 비 블루
'본 투 비 블루'는 청춘의 소리를 지닌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실제 이야기에 픽션을 더한 영화다. 쳇 베이커 생애 가장 뜨거웠고 치열했던 시기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달콤하면서 한없이 애틋한 서정적인 연주로 채워진 영화는 '쳇 베이커'가 모든 걸 잃고 다시 노래하는 고백이 내용이다.
영화는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에단 호크가 '쳇 베이커'로 완벽히 변신해 일찍이 기대를 모았다. 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재즈가 펼쳐지는 영화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특히 음 하나 하나에 입맞춤하는 듯한 영화의 품격 있는 음악을 통해 극장에는 '쳇 베이커'가 그리는 1960년대의 바람이 불 것이다.
영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에단 호크의 연기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 '비포 선 라이즈' 등의 작품을 통해 청춘의 아이콘이 된 에단 호크는 수개월 동안 트럼펫과 보컬 레슨을 받으며 '쳇 베이커'로 완벽히 변신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쳇 베이커'의 연주를 분석하고 익힌 그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트럼펫 핑거링을 연기하여 실력을 뽐낸다. 에단 호크는 '쳇 베이커'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의 감정도 재현해내는데 빈틈이 없다. '쳇 베이커'의 파란만장했던 일생과 애틋한 감정을 에단 호크는 섬세히 그려낸다.
'본 투비 블루'는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독특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버스 뷔드로 감독은 파스텔블루와 브라운계열을 주로 사용하면서 1950, 60년대의 색채를 담아내되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 섬세한 표현력을 보여준다. 거듭된 협의와 고민으로 탄생한 영상미는 해외 개봉 시 뉴욕 타임지를 통해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무드 넘치는 판타지아”라는 평을 받았다. 색감뿐만 아니라 영화는 와이드 스크린 포맷(2.35:1) 대신 고전적인 비율(1.85:1)을 활용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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