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에 불산 유출이 한번도 아니고 4번이나 유출됐다면?
금산군 군복면 조정리가 불산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지난 4일 반도체용 화학제품 공장에 불산이 100kg이 유출되면서 주민 40여명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사고당일 14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한 뒤 계속해서 추가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업체는 잠정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문제의 공장은 앞서 2013년 7월과 2014년 1월에도 불산이 하천에 유출 되면서 물고기가 폐사 됐으며 그 해 8월에는 불산이 약 11kg가량 유출되면서 직원과 주민 7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불산’은 인체에 아주 치명적이죠.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많이 쓰는 화학물질로 불산이 피부에 닿으면 성분이 살 속으로 뚫고 들어가 엄청난 통증과 뼈까지 파괴를 합니다. 또 기체 상태로 공기를 들어마실 경우 호흡곤란이나 폐부종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금산 유출사건은 그 문제가 심각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공장에서 계속되는 불산 유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관리당국과 지자체에 비난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문제의 공장은 불산 유출 1차 사고 때 업체 처분은 벌금이 전부였으며 7명의 부상을 낸 2014년 8월의 사고때는 영업정지 한달과 벌금뿐이었습니다. 또 관리감독을 맡고있는 환경청은 이 공장의 규정위반을 발견 지난해 12월 바로잡았지만 6개월만에 또다시 사고가 터지면서 관리허술이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고 조사에서 공장측의 늑장신고도 뒤늦게 밝혀졌는데요, 불산 누출 15분 내 신고규정을 어기고 30분이 넘어 신고를 해 마을의 피해를 키웠습니다.
문제가 이렇다보니 ‘참을만큼 참은’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임시대피소인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2014년 8월 사고당시 사업주가 사고가 재발하면 공장이전을 약속했다”며 공장이 폐쇄될때까지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마을,한 공장에서 불산 누출이 4번이나 일어났는데 이번에도 공장 폐쇄가 안된다면?’ 비난여론이 고조된 상황에서 환경청의 결단이 어떻게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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