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8월22일 염홍철 대전시장이 강창희 국회의장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설명하는 등 환담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 DB |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지난달 29일로 만료된 19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 은퇴한 강창희 전 국회의장에 대한 평가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염 전 시장과 강 전 의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염 전 시장의 열린우리당 이적을 놓고 배신자와 자가당착의 정당이라는 극한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 등 한때 감정 대립도 벌였지만, 고등학교 1학때 고등학교 학생회장단 모임인 한다발회를 통해서 인연을 맺은 이래 50여년 지기 사이다.
염 전 시장은 6일 매주 월요일 오전에 보내는 ‘염홍철의 아침편지’를 통해 “강창희 전 의장은 정의로운 사람이고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었다”면서 “37년의 정치생활에서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로 거론된 적이 없었던 청렴한 정치인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그에겐 열정적이고 불같은 성정이 있는 반면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이 있다”면서 “대의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면 대충 넘어가도 정의가 훼손될 때는 온몸을 던져 거역하는 그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정치인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일각에서의 ‘정치적 이슈를 별로 만들어내지 않았다’라는 강 전 의장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에는 “그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는 과유불급이 몸에 베어서인지 남 앞에 잘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뒤 “최근에도 당의 공천심사위원장 등의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것이 성사되지 않은 데는 본인이 고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결코 침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강 전 의장이 DJP(김대중·김종필) 공동정부 출범 당시 과기부 장관직을 맡았다가 국민에게 약속한 내각제 추진에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년만에 스스로 사임했다고 언급한데 이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추진했던 ‘의원 꿔주기’ 논란에 반대, 자유민주연합에서 제명을 당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염 시장은 “긴 정치 인생을 뒤로 하고 퇴장하는 그(강창희 전 의장)에게, 친구로서 동지로서 남은 인생의 연장전에서 또 다른 멋진 슛을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전 의장은 지난달 중순께 지역민들에게 보낸 고별사를 통해 “정치인은 항상 말은 푸짐하게 하지만, 한번 진 신세와 은혜를 갚기는 참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마음만은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신세만 지고 물러나는 것을 용서해달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