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 도심 중심부에 트램이 운행되고 있다. |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지역에 위치한 스페인 제2의 도시로 카탈류냐 지방의 중심도시다. 도시 인구는 165만여명으로 화가 파블로 피카소와 건축가 안토니아 가우디 등 많은 예수가를 배출한 도시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에서 마라톤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올림픽 개최도시로 각인돼 있다.<편집자주>
▲대중교통 체계=바르셀로나시는 인구수면에선 150만 대전시와 비슷해 참고할 부분이 많다.
바르셀로나는 '슬로 시티'를 표방해 교통체증 구간은 차로를 축소하는 역발상으로 교통수요를 관리하고 있다.
차로는 축소하고 자전거 도로와 보도공간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차억제를 위해 시내 노상주차는 1회 최대 2시간까지만 허용한다. 2시간이 지나면 차를 뺀 뒤 다시 이용해야 한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은 축구장 주변을 전면 주차단속해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이미 1926년에 지하철이 건설됐으며 현재 11개 노선, 총 200km를 운행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80개 이상 노선에 1000대가 운행되고 있다.
트램의 전신인 노면전차는 지난 1872년에 바로셀로나에 도입돼 운행됐지만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자 지난 1971년 폐지했었다. 그런 바르셀로나가 지난 1987년 다시 트램을 도입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200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둔 시점의 결단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중교통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트램이 친환경적이고 도시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잘 반영한다고 보고 트램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시범구간 640m를 건설해 트램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여준 뒤 지난 2004년부터 트램 운행을 본격화 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대중교통 체계를 완비해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트램 운영은 어떻게=바르셀로나의 트램은 기존 교통수단 대체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중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트램 노선은 크게 2개로 구성돼 있다. T1,T2,T3의 트램바이스는 15.1km에 29개 역이 있고 T4.T5,T6의 트램베소스는 14.1km에 27개 역이 설치돼 있다. 이들 노선은 주로 바르셀로나시와 인근 도시를 연결해 주고 있다. 편도 4차선~2차선 등 도로 상황에 따라 트램노선이 지나고 있다.
역간 평균거리는 450~500m이다. 역의 폭은 3m다. 트램구역은 노선과 역을 포함해서 총 12m다.
모두 기관사는 수동 운전방식이다. 요금은 전 노선이 동일요금이다. 차량 편성은 1편성 5차량(차량길이 32.5m, 정원 218명)이다. 사고예방을 위해 차량 내외부 카메라를 통해 기관사가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운영사는 ATM이다. 이 회사는 교통관련 회사가 주주로 참여하는 민간기업으로 바르셀로나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관할하는 컨서시엄이다. 운영비는 시보조금(국가지원 포함) 60%, 승객운임 40%로 충당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트램은 대부분 전용구간으로 운행되며 타 대중교통수단과의 혼용구간도 거의 없다.
트램은 종합기지에서 컨트롤하고 있다. 종합기지에선 트램 차량의 위치, 에너지 소모 정도, 승객 티켓팅까지 모든 사항을 통제하고 있다. 트램 차량은 종합기지에서 출발해 운행 후 종합기지로 입고돼 정비와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이 도시의 트램은 수송분담 측면에서 버스와 지하철의 중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트램운행 안전을 위해 일반 차량의 좌회전을 최대한 억제하고 표지판, 신호등, 노면표시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트램 운영때 우려되는 부분이 교통사고다. 특히 교차로 운행시 사고가 크게 우려돼 바르셀로나는 교차로 사고 최소화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교차로 내 사고유발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사고후엔 재발책 마련으로 철저히 사고를 억제해 나가고 있다. 트램과 사람간 발생했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차량 문제보다는 보행자의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사고로 나타났다.
트램 무임승차때는 벌금 100유로가 부과된다. 경찰이 동행해 불시조사가 이뤄진다. 이때문에 무임승차 사례는 찾아 보기 어렵다.
트램과 다른 교통수단 간에는 환승이 가능하다. 그러나 트램간에는 환승과 시간차 환승이 불가하다. 승차때 티켓에 차량정보를 입력해 이를 방지하고 있다. 운임은 매년 물가변동분을 반영해 책정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 도심 중심부에 트램이 운행되고 있다. |
▲트램 운영 효과=바르셀로나가 다시 트램을 도입하자 도시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무엇보다 도시를 통합하고 도시경관을 향상시켰다. 또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도시통합은 상권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부활로 대변된다. 바르셀로나 시내에 과거 자동차 전용도로가 있던 자리에 트램이 지나가자 주변 상권이 되살아났다. 자동차전용도로가 지역 양쪽을 분리해 상권이 침체됐던 것이 트램노선으로 바뀌어 사람 접근성이 높아지고 도로양편의 왕래가 활발해지면서 인접 상권이 회복된 것이다.
일반도로에서도 차만 다닐 때는 도로 양편이 단절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도로 중앙에 트램 역이 설치돼 사람들이 승하차를 위해 도로 양편을 오가자 주변 공동체가 이어지는 도시재생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도심에서 트램 T1을 타고 외곽까지 직접 시승해 보니 트램 접근성과 이용편리성이 좋았다. 지하철을 탈 때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노인과 여성, 임신부 등 교통 약자들은 큰 불편없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평균속도 55km의 트램을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할 경우 지하철 이용때 오르내리는 시간 등 총 이용시간을 비교하면 트램이 더 빠르다고 볼 수 있다.
트램 내부는 안락한 좌석과 손잡이가 설치돼 있고 정숙성이 있어 승차감이 좋았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사용하는 곳은 중간문이 넓게 만들어져 이용편의성을 높였다. 휠체어 등을 고정하는 장치까지 마련돼 교통약자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꾸며졌다. 전용노선이 깔린 지면에는 녹색 잔디를 깔아 트램의 친환경성이 돋보였다. 도로와 조화를 이루는 잔디의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고 있다.
트램 건설과 운행 초기에는 반대민원과 작은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시범구간 운행과 홍보 등으로 민원은 줄어들었다. 인명사고는 없었고 트램과 자동차간 접촉사고가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접촉사고도 잠잠해졌다.
트램 운영회사(ATM) 위탁사의 조안 카르시 대외협력팀장은 “트램 재도입이 확정됐을땐 일부에서 반대 민원도 있었지만 개통 후에는 시민들이 만족해 민원이 사라졌다”며 “시민들은 트램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지속적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트램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운행 초기에는 교통수단과 이용자 모두 익숙하지 않아 일부 사고가 있었으나 현재는 거의 없다. 교차로 좌회전 신호를 최소화하고 많은 안내판을 설치해 안전을 담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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