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직무적응 실패, 급여·복리후생 불만
작년말 대기업 영업관리직으로 입사해 충청권 한 지점에서 근무 중인 박모씨(28)는 저녁 회식이 없는 날이면 집 근처 도서관을 찾는다.
그는 도서관 내 마련된 정보센터에서 인터넷 취업포털사이트와 과거 가입했던 취업카페를 돌아다니며 채용기업정보를 검색한다.
상반기 취업시장에서 여러군데 지원서를 냈고 휴일엔 기업 직무적성검사도 보러다녔다.
박씨는 “2년여 취업준비를 하면서 치이다보니 내가 원하는 일보다 나를 합격시켜준 회사에서 적응해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직무특성에서 비롯되는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나 철저한 실적 위주 평가, 잦은 회식자리 등은 반년이 지났어도 적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올 연말을 목표로 이직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 넷 중 하나가 1년 내 회사를 떠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가 조기퇴사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를 조사해보니 대졸 신입직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7.7%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신입사원 네명 중 한명 이상이 1년 안에 조기퇴사를 한다는 것인데 이 같은 비율은 2014년 대비 2.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그 이유로는 조직·직무적응 실패(49.1%)가 가장 많았고 급여·복리후생 불만(20.0%), 근무지역·근무환경 불만(15.9%) 등이 뒤따랐다.
2014년 조사와 비교해 조직·직무적응 실패 응답비율은 1.5%포인트 늘었고 급여·복리후생 불만, 근무지역·근무환경 불만 비율은 각각 4.2%포인트, 1.4%포인트 줄었다.
조기퇴사율은 기업 규모에 따라 크게 달랐다.
300인이상 기업의 퇴사율은 9.4%인 반면 300인미만 기업은 32.5%로 3배를 웃돌았다.
퇴사율 추이를 봐도 300인이상 기업은 2014년 11.3%에서 1.9%포인트 감소했지만 300인미만 기업은 2012년 30.6%, 2014년 31.6%로 조사때마다 1%포인트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입사 1년 내 구간별 누적퇴사율은 1개월내 4.6%, 3개월내 11.4%, 6개월내 17.5%, 9개월내 22.2%, 12개월내 27.7% 등이었다.
구간별 퇴사율을 3개월 단위로 살펴보면 입사 9개월까지는 퇴사율이 줄고 9∼12개월 사이 다시 증가했는데 이런 흐름은 신입사원들이 취업한 회사에 일정기간 근무하다 다른 기업의 채용시기에 맞춰 이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경총은 분석했다.
이밖에도 기업의 신입사원 업무수행 만족도는 76점으로 2010년 79점 이후 약 1점씩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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