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 미리 공개된 스틸 컷이나, 촬영장 비하인드를 보면 큰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여기가 촬영장이 맞나 싶을만큼 완벽한 세트장과 일제강점기 시대의 복고풍 의상까지. 그래서 준비했다. 아가씨 개봉 D-1 꼭 알고가야 하는 영화 속 이야기.
▲왼쪽부터 하정우, 김태리, 김민희, 조진웅. 아가씨 스틸컷. |
우선 줄거리부터 살펴보자.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네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도는 흥미롭다. 백작과 아가씨, 아가씨와 하녀, 백작과 하녀, 아가씨와 이모부로 이어지는 인물들의 관계. 과연 아가씨는 자신에게 집중된 이 관계들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보인다.
▲ 아가씨의 원작은 영국소설 '핑거스미스'다. 아가씨 스틸컷. |
영화 아가씨의 원작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다. 영국에서는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세계의 팬들과 만난 적이 있다. 핑거스미스는 은어로 소매치기를 뜻하고, 빅토리아 시대가 주 배경이 된다. 소설 속 19세기 영국이 영화 속 조선과 일본으로 어떻게 탈바꿈 될 것인가 궁금하다. 아가씨와 하녀의 동성애코드가 어떻게 반전 될지도 흥미를 자극한다. 김민희와 신예 김태리의 호흡은 어땠을까. 내일 확인해보자.
▲후견인의 저택은 일본 미에현에서 촬영됐다. 아가씨 스틸컷. |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디테일하고 꼼꼼한 촬영스타일이 늘 화제가 된다. 이번 아가씨에서는 올드보이 제작진이 13년만에 뭉쳤다. 의상, 촬영, 미술, 분장, 음악 등 최정상의 스태프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의상과 미술이다. 아가씨의 후견인으로 등장하는 이모부의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이 촬영장소를 찾기위해 일본 곳곳을 뒤졌다는 후문이 돌았다. 이곳은 일본 미에현 쿠와나시에 위치한 롯카엔이다. 서영과 동양의 미의 고스란히 묻어 있어 상당히 아름답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후견인의 서재와 아가씨의 방, 숙희가 보영당까지 리얼함을 담기위해 고군분투 했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을 봤기 때문일까. 이번 칸영화제에서 벌칸상을 수상했다.
아가씨 김민희가 촬영동안 25벌의 옷을 입었다. 조상경 의상감독은 1910년대 복식을 기준으로 삽화와 그림 등 자료를 수집했고 기모노의 원단을 구하기 위해 일본을 오가기도 했다. 아가씨 의상 제작에는 한 벌당 최소 1개월, 길게는 4개월까지 소요됐다고 밝혔다.
덕분에 아가씨의 의상을 보는 재미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모델출신답게 모든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민희도 강렬하게 보고 싶다.
박찬욱 감독과 7번째 작품이라는 정정훈 촬영감독은 이번 아가씨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인물과 감정이라고 밝혔다. 정 촬영감독은 아나모픽 렌즈 중 1974년 렌즈를 복각한 74빈티지 렌즈를 처음 도입했고, 저택의 공간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와이드 렌즈를 사용, 인물에 집중하도록, 캐릭터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담도록 고민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올드보이와 박쥐에 이어 또다시 센세이션한 작품이 될지 궁금한 영화 ‘아가씨’. 이미 내일 개봉일에 맞춰 조조부터 예매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곡성이 이미 한바탕 놀고 있고, 엑스맨 아포칼립스까지 합세한 박스오피스 시장에 새 강자가 등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내일 ‘아가씨’의 모든 비밀의 문이 열린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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