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당했다” “화를 냈다” 등 의심사례 발견, 조사결과 무혐의
전북 남원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일어난 장애인 폭행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전에서 3건의 시설 장애인 인권침해 의심사례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남원경찰서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수시로 때리고 학대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2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원장 역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생활지도를 한다”는 명목으로 시설 장애인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장애인이 창문을 여러 차례 여닫자 그의 팔을 꺾어 부러뜨리는가 하면 밥을 먹지 않는 장애인의 머리를 숟가락으로 찍었다. 장애인을 벽 쪽으로 몰아놓고 옆차기를 날리기도 했다.
장애인을 보호하고 재활을 도와야하는 시설이 인권침해의 온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현재 대전에는 20개의 장애인거주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중증·지적·지체·와상장애인 등 934명이 생활하고 있고,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는 556명이다.
지난해 대전지역 장애인거주시설에서 3건의 인권침해 의심사례가 발견됐다. 2건은 대전시가 지난해 7~11월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발견됐고 1건은 시설에서 자체 신고한 사례였다.
A장애인거주시설에서는 한 장애인이 특정 종사자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B시설에선 특정 종사자 2명이 “꼬집거나 아침저녁으로 큰소리로 화를 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팀이 진상 파악에 나선결과 A시설은 반대로 장애인이 종사자를 폭행했으며, B시설에서도 해당 종사자와 장애인이 만난 적이 없는 등 인권침해나 학대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시는 의심사례 2건을 무혐의 종결 처리했다.
C시설에선 “뒤통수를 맞았다”는 장애인의 주장과 “쓰다듬었다”는 직원의 의견이 엇갈려 문제가 됐으나 해당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조사가 종결되기도 했다.
한 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는 “최근 남원에서 일어난 장애인 집단학대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며 “교육을 단체로 진행하다보면 이해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거주자를 그룹별로 나눠 상황별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직원들 대상으로도 인권침해 문제를 의식할 수 있도록 수시로 교육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종사자 대상으로 장애인학대 신고의무자 교육을 실시하고, 올해도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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