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엔딩에 홀려 침을 꼴딱 삼키니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황당함과 동시에 순간 드는 생각, 종구(곽도원)가 어떤 선택을 해도 결말은 같았을까. 집으로 돌아와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역시나 감독의 의도된 미끼였고, 그것은 결국 관객에게 날린 ‘살’이었다.
주변 지인들이 ‘곡성’에 홀려있을때 ‘뒷북’ 관람을 했다. '난해하다. 보기 힘들었다 무서웠다…곡성의 평이 어찌이리 답없이 답답하기만한지... 결국 답을 찾아 영화관을 찾았지만 역시나 답답함만 안고 돌아오고야 말았다. ‘곡성’은 올해의 가장 문제작이 될 것 같다.
사실 약간의 스포를 안고 관람을 했지만 일본인 외지인 (쿠니무라 준), 무명(천우희), 일광(황정민)의 존재는 보는내내 혼란을 안긴다. 종구가 딸 효진(김환희)을 살리기 위해 벌인 굿판에서 일본인과 일광이 살을 주고 받는 장면이 특히 그랬는데, 감독이 관객의 심리를 분산시키기 위한 장치로 보여진다.
일광 황정민과 외지인 쿠니무라 준은 영화의 반전 키포인트를 쥐고 있는 중요 인물들이다. 감독은 앞서 두사람의 관계에 대해 공개한 적이 있지만 스포같아 밝히지는 않겠다. 개인적으로 일광이 한복에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는 신은 정말 소름이 돋았다. (이것도 스포일까)
또 가장 미스테리한 인물인 외지인에 대해 감독은 ‘예수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을 사람들에게 신을 믿는다면 외지인이 ‘선’이겠지만 방어한다면 '악'이라 여겼을 것. 종구는 결국 이 외지인에게 방어의 자세를 취하게 되고 마지막까지 시험에 들게 된다.
영화는 독버섯 사건부터, 일광과 외지인, 무명의 존재까지 뒤섞여 끊임없이 혼란과 무언의 질문을 던진다. 나홍진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곡성의 다양한 해석이 무척 반갑다며 해석은 관객 각자의 몫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이 감독, 정말 관객을 홀리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한편, 영화 곡성은 마을에 연쇄 사망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결론을 내리지만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뒤부터 괴기한 소문과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딸 효진도 피해자들처럼 아파오기 시작하자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마을로 불러들인다.
곡성의 또하나의 발견은 연기 잘하는 곽도원, 황정민 외에도 ‘쿠니무라 준’이라는 일본배우, 그리고 종구의 딸 효진으로 열연한 ‘김환희’가 아닐까 싶다. 관람 만으로도 이렇게 힘든 영화인데, 배우들은 오죽했을까. 관객의 입장에서 배우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참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곡성이 45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영화에 대해 하고픈 이야기는 많지만 앞으로 1천만 달성을 위해(?)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려 노력했다. ‘곡성’을 아직 보지못하신 분들은 스포일러가 더 이상 노골화 되기전 서둘러 영화를 봐야 할 듯 싶다. /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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