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와 박쥐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김기덕과 홍상수 감독은 비경쟁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이어 한국 여배우 최초로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올해 안타깝게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초청받은 영화들이 호평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성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총 5편의 영화가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었다. 칸이 주목한 한국영화, 곧 개봉을 앞둔 영화들을 살펴보자.
부산행(미드나잇 스크리닝) 7월 개봉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칸의 밤을 달군 부산행. 7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판 좀비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석 등 주연급 캐스팅부터가 시선을 이끈다. 칸에서도 부산행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역대 최고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또 상영후 기립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전대미문의 한국판 좀비영화, 7개월 개봉을 앞두고 올 여름 천만신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곡성(비경쟁부문) 상영중
곡성 관객수가 450만명을 넘어섰다. 주말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곡성에 홀린 관객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의 6년만의 신작인 곡성은 칸 비경쟁부문에 초청됐지만 경쟁작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배우 곽도원과 황정민의 묵직함,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 여배우 천우희의 성장, 아역배우 김환희의 천재성, 그리고 나홍진 감독의 세계관이 뒤섞이며 올해 가장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화로 꼽히고 있다. 초청작중 유일하게 현재 상영작인 곡성, 당분간 곡성의 질주는 계속될 듯 싶다.*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리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이 그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아가씨(경쟁부문) 6월1일 개봉
칸의 남자라 불리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이번에도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황금종려상 또는 감독상 수상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수상은 실패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미쟝센과 연출력에 호평 세례가 쏟아졌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지만 경쟁작 출품에는 이견이 없었다는 평이다. 동성애코드와 다소 수위높은 베드신까지… 명품 배우들이 보여줄 아가씨의 속 이야기는 무엇일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개봉일이 기다려진다. 참고로 영화 아가씨는 세계 175개국으로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설국열차가 가진 최다 국가판매기록(167개국)을 넘어섰다. 또 기술 아티스트에 수여되는 발칸상에 아가씨 류성희 미술감독이 선정됐다.*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하지만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1킬로그램(시네파운데이션)
1998년 만들어진 씨네파운데이션 부문은 전세계 학생영화 중 단‧중편을 초청해 상영한다. 이중 3편을 우수작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올해 한국영화에서는 박영주 감독의 1킬로그램이 초청됐다. 소설가 편혜영의 해물1킬로그램이 원작이다. 새로운 신예감독이 예고를 알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5년전 아들을 잃고 생을 비관하며 살아가는 민영은 아이를 잃은 엄마들의 모임에서 한 여자를 만나고 삶의 작은 의미를 찾아간다.
히치하이커(감독주간)
20분에 달하는 짧은 단편영화다. 윤재호 감독의 히치하이커는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을 받았다. 1킬로그램의 박영주 감독과 윤재호 감독은 다소 낯선 이름이나 칸에서는 이미 주목받고 있는 신예 감독들. 윤재호 감독의 경우 칸영화제에 5차례나 초청을 받은 이력이 있다. 또 이번 칸영화제에는 두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탈북자 이야기를 담은 히치하이커와 비공식부문에 초청된 마담B다.*늦은 밤, 인적이 드문 도로변에 정체 불명의 중년 남자가 히치하이킹을 시도한다. 아무도 그를 태워주지 않자 그는 다짜고짜 어느 봉고 앞에 멈추선다. 중년 남자는 봉고차에 무작정 올라타서는 운전수에게 술을 마시자 권유하고, 어이없는 운전수는 그의 북한 말투와 지저분한 옷차림에 간첩으로 여겨 파출소로 데려간다. 파출소 소장과 대면하게 된 남자는 또다시 술을 마시자 권유하는데….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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