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님의 침묵과 고리오 영감 … 한용운과 발자크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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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님의 침묵과 고리오 영감 … 한용운과 발자크 운명의 날

  • 승인 2016-05-20 09:3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꽤 오랜 시간 침체기였던 한국문학에 단비처럼 내린 고마운 소식이었다. 한강이 문학계 한류에 물꼬를 틀었음엔 분명하다. 앞으로 주옥같은 한국 문학들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까. 번역으로 인한 의미적 오류만 없다면 세계인들에게 한국 문학은 사랑받는 것은 시간문제지 않을까.

여기 시인과 소설가가 있다. 시인은 빼앗긴 나라의 아픔을 노래했고, 소설가는 추악한 인간의 실상을 보여준다. 5월20일은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이 간행된 날이자, 프랑스 사실주의 소설가 발자크가 태어난 날이다. 대한민국과 프랑스, 위대한 문학가로 이름을 남긴 두 사람의 운명은 5월20일 시작됐다.

▲사진=한용운의 초상과 님의 침묵 초판본
▲사진=한용운의 초상과 님의 침묵 초판본

님은 침묵이 슬픈 이유, 한용운

승려였던 한용운은 1905년 설악산 백담사에 머물며 득도했다. 한문으로 된 불경을 옮기며 불교 대중화에 주력했던 시기였다. 이후 1910년 한일한방으로 조국이 국권 잃자 한용운은 만주 등 독립군 훈련장을 순방했고 1918년 ‘유심’이라는 불교잡지를 간행하기 이른다. 이 잡지는 훗날 민족정신을 고취시킨 만해의 문화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승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도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1920년에는 만세사건 주동자로 지목되며 3년간 옥살이를 했다. 이후 88편의 시가 담긴 님의 침묵을 발간했다. 님의 침묵은 독립에 대한 신념과 희망을 노래하는 만해의 깊은 신념을 담았다. 또 한용운의 저항과 투쟁정신이 시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데 ‘못한다, 아니한다, 없다, 말라’ 등 부정적 종지법이 많음을 볼 수 있다. 시대적으로 가장 핍박받던 시기, 만해 한용운의 문학적인 원숙함이 점철된 시가 바로 ‘님의 침묵’이었다.

▲사진=발자크의 초상과 민음사 고리오 영감.
▲사진=발자크의 초상과 민음사 고리오 영감.

인간의 삶을 탐독하다 발자크

작가가 되기 위해 집을 나왔다. 빚을 갚기 위해 수십 편의 소설을 썼다. 이런 형태의 다작을 통한 창작은 평생 90여 편의 작품을 남기는 역사가 됐다. 이 많은 소설에 등장하는 창조적 인물만 2000여명에 달한다. 창작열정과 인물 설정 능력이 뛰어났던 ‘발자크’의 등장은 프랑스 소설사에 큰 변혁이었다.

발자크가 세운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인간희극’을 완성하자. 인간희극은 90여 편이 넘는 개별소설들이 서로 연관된 하나의 시대를 이루는 거대한 작품이다. 발자크는 수많은 인물을 등장시켜 관찰하는 방식의 소설풍을 보여준다. 사실적이고 자연적이면서도 비도덕과 염세, 회의가 가득한 소설이었다. 주로 상류층들의 삶의 모순을 보고 썼다. 가족과 사생활, 돈과 귀족, 전제왕정의 몰락까지, 발자크는 단테의 지옥이 현세에 있음을 90편의 소설로 보여준다. 40일 만에 완성한 400페이지의 『고리오 영감』은 발자크의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꼽힌다. 1779년 5월20일 먼 프랑스에서 발자크가 태어났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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