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이야기] 알알이 가득 품은 소만(小滿)의 꿈

  • 사회/교육
  • 날씨

[절기이야기] 알알이 가득 품은 소만(小滿)의 꿈

여름의 두 번째 절기로 모내기와 보리베기 아침 쌀쌀한 바람불고 영양가득한 죽순 먹어

  • 승인 2016-05-20 07:59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농사가 시작되는 소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농사가 시작되는 소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려 7개의 절기를 기다림으로 보냈다. 봄이 오길 기다렸고, 겨울잠에서 동물들이 깨어나길 기다렸고, 또 봄비가 새싹과 꽃을 틔우길 기다렸다. 어느새 세상은 기다림이 만들어 낸 선물들로 가득하다. 기다림은 충분했다. 이제 바쁘게 세상을 누빌 차례.

5월20일은 여름의 두 번째 절기인 소만이다. 만물이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다. 이 무렵 농촌은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낸다.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한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이미 모내기를 마친 곳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소만을 중심으로 벼를 심는 곳이 많다.

벼를 심었지만 가을이나 돼야 먹을 수 있었으니 소만 무렵 수확되는 보리는 보릿고개의 견뎌내는 귀중한 식량이었다. 요즘처럼 보리가 흔한 대접을 받는 다는 것을 옛사람들은 알까. 별미로 먹는 보리, 이 또한 오랜 기다림 끝에 받게 되는 소만 절기의 특별한 특혜였다.

▲소만에는 영양 가득한 죽순을 즐겨 먹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만에는 영양 가득한 죽순을 즐겨 먹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초여름인 5월에 설늙은이가 얼어 죽는다니, 황당한 속담이 아닐 수 없다. 허나 이시기 아침에는 꽤 찬바람이 불어온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을 느껴봤을 게다. 낮기온은 30도에 육박하면서 동이 트는 새벽에는 온몸을 움츠리게 하는 추위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뭐 결국 한낮 태양에 소멸되고 말지만, 잠깐이나마 소만의 추위는 꽤 파급력이 있었던 모양이다.

소만에는 죽순을 즐겨먹었다. 솟구쳐 오르는 죽순의 힘. 대나무로 크기 전 아주 짧은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죽순은 누런색이다. 신록의 푸르름이 절대적인 여름에 누런 죽순이라니,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대나무로 크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먹고 누렇게 쑥쑥 자란다. 이 죽순을 잘라 먹으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준다.

모내기를 하고 보리를 베고, 죽순을 먹고, 아침나절 찬바람 피하고… 소만은 참으로 분주한 절기다. 풍년의 소망을 한가득 품고 소만을 기다리는 사람들. 농사를 짓지 않는 우리에게는 늘 똑같은 하루지만, 농촌의 소만은 출발선을 통과한 달리기 선수와 같다. 이제 막 레이스 올랐다. 이대로 추수까지 질주하는 일만 남았다. 계절이라는 페이스메이커에 발맞춰 달려간다. 성큼성큼 소만의 달리기가 꽤나 힘차다. /이해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