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를 받을까? 아이의 교육 문제다.
지난 13~15일 열린 유성온천 문화축제에서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외국인 유학생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14일 오후께 중국인 유학생인 A씨와 B씨는 길거리에서 음식점의 전단지를 직접 사람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A씨는 모자를 쓰고 손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B씨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다.
둘이서는 전단지를 받아든 사람들에게 웃으면서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전단지를 건네면 그냥 못 채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A씨는 전단지를 돌리는 게 몸과 마음이 힘들고 피곤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또 방금 전에 방생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예쁜 아이가 웃으면서 전단지를 받아들었는데 할머니가 "싫어! 쓰레기야! 버려! 받지 말라"고 아이를 다독다독 훈계했다.
A씨는 아이 입장에서 잘못도 없이 할머니께 꾸중을 듣기가 너무나 억울하지 않나 싶어서 마음이 복잡하고 답답해지고 말 못할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전단지를 돌리는 것은 어느 정도로 행인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이런 경우에는 아이를 훈계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냥 무시하게 지나가 버리는 게 낫다.
반면에 어떤 귀여운 아이가 공금해서 전단지를 받아든 후에 부모가 "이모에게 감사해야지"라고 친절하게 가르치면서 웃음이 가득하게 알바생인 A씨에게 인사했다. A씨는 이런 부모를 보니 마음이 따뜻하고 정말 행복한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같은 유학생이 같은 곳에서 같은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데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안 받아! 짜증나!"
"싫어! 쓰레기야! 버려! 받지 말라!"
"감사해야지"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전단지를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놀러 갈 때는 전단지 알바를 본다면 받지 말라고 큰 소리 치고 아이를 훈계할 것인가? 아니면 예의 있는 행동으로 아이에게 존중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인가?
길거리에서 미워하는 눈빛으로 A씨를 쳐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참 무섭다. 아이의 세상이 너무 빨리 어두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존중을 해줘야 존중받을 수 있다는 걸 아이에게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왕영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5210wang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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