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과 증언을 통한 자료들이 축적되고 있지만 광주시민이 아닌 타지역 사람들은 518이 고통에 대해 낱낱이 모른다. 문화예술계에서도 광주는 늘 쓰고 싶고 담고 싶은 주제였다. 다만 너무나 예민한 사안이라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오늘. 광주를 다룬 영화와 작품을 모아봤다.
▲영화 꽃잎. 사진=스틸컷 |
방황하는 소녀의 시선, 꽃잎(1996)
의문사 당한 친구의 기일을 맞아, 그 가족을 찾아갔지만 소녀의 어머니는 이미 죽고 하나 남은 혈육인 그녀 역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는 소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마치 순례자처럼 황폐한 들판에서 소녀를 발견했던 용달차 임씨, 시장 한구석에서 조그만 선술집을 운영하는 옥포댁, 죽은 어린 연인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김상태. 소녀를 찾아 나섰지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소녀가 남긴 흔적뿐이다. 어느날 술에 취한채 소녀를 학대하던 장은 그녀의 비극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주변에서 도는 오월광주의 소문은 장이 소녀의 망가진 몸에서 그녀의 과거를 짐작케 하기도 하지만 목욕을 시켜 주기도 하고 양치질을 시켜주기도 하고 장은 그녀와 동화되고자 한다. 어느날 소녀가 홀로 무덤가를 헤맨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뒤를 추적하던 장은 무덤 앞에서 진실을 고백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듣는다.*영화로 만들어진 최초의 광주 이야기가 아닐까. 장선우 감독의 의지와 배우 이정현의 미친 연기력이 더해졌다. 5.18사건 이후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녀의 시선을 따라가며 비극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한다. 소설가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를 영화화 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사진=스틸컷 |
그날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2007)
택시기사 민우와 동생 진우는 단둘이 살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지속되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무고한 시민들이 총,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눈 앞에서 억울하게 친구, 애인, 가족을 잃은 그들은 퇴역 장교 출신 흥수를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해 결말을 알 수 없는 열흘간의 사투를 시작 하는데….*개봉당시 680만명을 동원하며 광주의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알린 영화다. 누군가를 지켜내고 싶었던 광주시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영화 26년. 사진=스틸컷 |
한사람을 쏴라, 26년(2012년)
광주 수호파 중간보스 곽진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 서대문소속 경찰 권정혁, 5. 18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을 불러 모은 보안업체 대기업 회장 김갑세와 그의 비서 김주안의 제안은 바로 ‘그 사람’을 타겟으로 한 극비 프로젝트다. 탐색과 작전, 그리고 디데이. 저격 위치를 확보한 미진, 경찰 병력을 저지할 진배 일행, 그리고 김갑세와 주안은 탁실장을 이용하여 검문을 통과하고 드디어 연희동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한편, 서대문경찰서 최계장의 집요한 추적으로 암살 작전의 실체가 밝혀지고 경호실장인 마상렬의 명령으로 연희동 안팎은 빠르게 진압된다. 미진에게까지 포위망은 좁혀지고 사라졌던 정혁이 나타나 작전을 저지하는데….*영화 26년의 원작은 웹툰작가 강풀의 ‘26’년이다. 웹툰이 영화로 제작되려던 찰라 정부의 압력으로 무산되고 만다. 결국 크라우딩 펀딩이 도입됐다. 이 크라우딩 펀딩은 합법적인 절차로 인정받았고 수차례 무산된 영화 26년은 결국 국민들의 힘으로 탄생했다.
▲5.18과 관련된 소설 |
공설술 작가의 만화 메이피플도 광주가 무대다.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에 인터뷰한 공작가는 소설과 영화로는 518을 다뤘지만 만화를 통해서도 재조명하고 싶었다 밝혔다. 2014년 10월 첫 논의됐고 2015년 11월 첫회가 세상에 나왔다. 광주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소설로는 박혜강 『꽃잎처럼』, 장우 『빼앗긴 오월』, 임철우, 최인석 『밤꽃』, 박상률 『너는 스무살, 아니 만 열아홉 살』, 김해원 『오월의 달리기』, 윤상원 『평전』, 임철우 『봄날』, 한강 『소년이 온다』 등이 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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