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를 점령할 새로운 대작이 등장했다. 영화 '곡성'이다. 영화 '추격자', '황해'를 만든 나홍진 감독의 새 영화다. 감독의 전작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기대를 모은 데 더해 그동안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곡성'만의 스토리와 영화적 장치들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믿고 보는' 배우 곽도원과 황정민, 천우희가 만난 것도 '곡성'에 힘을 보탠다. 지난 11일 전야 개봉해 12일 오후 현재 17만명이 스크린 앞에 앉았다. 개봉 첫날 영화를 본 관객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그동안 볼 수 없던 부류의 영화 '곡성'은 156분 동안 관객을 끊임없이 스크린으로 끌어들인다.
영화 '곡성'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려는 아버지 곽도원을 중심으로 무속인 황정민과 의문의 여인 천우희 그리고 쿠니무라 준의 모습을 그린다. 53%대를 보이며 예매점유율 면에서 영화 '곡성'이 박스오피스 새주인이 된 가운데 앞으로의 흥행 성적에 촉각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1000만 관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곡성'의 등장 후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개봉 3주째 고수하던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다. 누적관객수 764만명을 기록했다. 3위는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다. 이제껏 볼 수 없던 '현대판' 홍길동을 배우 이제훈이 연기했다. '곡성' 개봉 전까지는 '시빌 워'의 뒤를 이어 2위였다가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갔다. 누적관객수는 94만명이다.
이번주 '곡성'이라는 거물급 대작이 개봉하면서 동시에 개봉한 한국 영화 한 편은 조금 묻혀버렸다. 차태현과 빅토리아가 열연한 '엽기적인 그녀2'의 이야기다. '시빌 워'의 등장을 고려해 개봉 시기를 늦췄지만 대진운은 좋지 않다. 대만판 청춘드라마도 한 편 개봉했다. 송운화와 왕대륙이 출연한 '나의 소녀시대'는 조용한 입소문을 통해 마니아층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추격자' 나홍진 감독 6년만에 신작… 의문의 사건 둘러싼 땀 쥐는 스릴러
●곡성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동네가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지만 모든 발단은 그 외지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마을 전체에 퍼져 나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기 시작한다. 딸 효진(김환희)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받자 다급해진 종구는 외지인을 만나 난동을 부리고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마을로 불러들인다.
영화 '추격자', '황해'를 만든 나홍진 감독이 6년만에 신작 '곡성'으로 돌아왔다. 앞서 두 영화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전했다면 이번 영화 '곡성'은 서서히 숨통을 조이며 스릴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긴장감을 던진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이들과 정체조차 분명치 않은 인물들의 관계가 궁금증을 쌓아가는 사이 영화는 클라이맥스에서 스릴의 절정을 터트린다.
영화 '곡성'은 탄탄한 내공과 검증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배우 곽도원과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를 세운다. 곽도원은 혼돈에 빠진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의 복잡하고 처절한 감정을 온전히 담아냈다. 황정민은 무속인 역할로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한다. 외지인 역할을 맡은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은 눈빛과 표정 연기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영화 '한공주'의 천우희는 등장과 동시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인다.
영화는 약 2년 8개월간의 시나리오 작업과 6개월간의 촬영, 1년여간의 후반작업을 통해 탄생됐다. 제작진은 촬영 현장을 찾아 나서는 데 주력했다. 121회 촬영 중 80%에 달하는 97회차 분량이 함양, 철원, 곡성, 구례, 순천, 장성, 해남, 화순, 고창, 장수, 진안 등 전국 각지에서 촬영됐다. 감독은 리얼리티를 위해 시간과 날씨를 기다려 완벽한 상태서 영화를 촬영했다. 이 같은 모두의 정성이 모인 영화 '곡성'은 제69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더 살벌해진 그녀… 견우의 신혼 수난기
●엽기적인 그녀 2
운명인 줄만 알았던 긴 생머리의 그녀(전지현)가 돌연 비구니가 돼 사라지자 견우(차태현)의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실연의 아픔을 정신없이 달랠 직업도 없고 그러다 보니 돈도 없는 견우 앞에 어느날 어린 시절 첫사랑 그녀(빅토리아)가 나타난다. 어린 시절 중국으로 떠난 그녀는 더 살벌해지고 더 엽기적인 모습으로 견우 앞에 섰다. 그녀는 견우와 결혼을 위해 한국에 왔다고 한다. 예쁘고 몸매도 좋은 그녀를 견우는 냉큼 잡았지만 둘의 신혼 생활은 순탄치 못하다. 견우 앞엔 어떤 수난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 2001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엽기적인 그녀'의 2탄이 나왔다. 조근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견우 역엔 대체불가한 배우 차태현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캐릭터를 확실히 살린 전지현 대신 이번엔 아이돌 f(x)의 빅토리아가 '그녀' 역할을 맡았다. 조연군단도 화려하다. 최근 드라마 '미세스 캅2'에 출연한 배우 최진호와 전편에서 견우 어머니 역을 맡은 송옥숙이 등장한다. 친구 역할 전문 배우 배성우는 견우와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예능과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후지이 미나는 견우의 결혼생활을 방해하는 얄미운 회사 상사 역할을 맡았다.
영화 OST로 더 유명해진 신승훈의 'I Believe'를 빅토리아가 리메이크해 불렀다. 작곡가 김형석은 새로운 'I Believe 2'도 선보였다. 볼거리 역시 화려하다. 중국 운남성에 위치한 해발 2400m의 고원 도시 리장과 차마고도의 옛길 '호도협'에서 두 주인공의 험난한 여정이 그려졌다.
영화는 앞서 지난달 22일 중국 내 75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됐다. 영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지표다. 영화는 부가 판권 영역에서도 월등하다. 중국 CCTV 온라인과 TV 부가판권에서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고 가격인 21원을 기록했다. 여기엔 빅토리아가 중국 출신이라는 점과 전편에 출연한 전지현이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대륙에 이름을 알리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따랐던 것이 크다.
현대판 홍길동, 너 좀 달라졌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사건 해결률 99%의 탐정 홍길동(이제훈)에게는 20년간 찾지 못한 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박근형). 홍길동은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그를 찾아내지만 김병덕은 간발의 차로 누군가에게 납치돼 사라진 이후다. 사라진 김병덕의 집엔 두 손녀와 동이, 말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느닷없이 껌딱지처럼 들러붙어 할아버지를 찾아달라는 두 자매를 데리고 사라진 김병덕을 쫓던 홍길동은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는 거대 조직 광은회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기다렸던 복수의 순간이 커져버렸다.
영화 '늑대소년'을 만든 조성희 감독의 새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의 전형성을 깨버린 색다른 영웅이 등장한다. 나쁜 놈 위에서 노는 새로운 탐정이다. 영화 '고지전'과 '건축학개론'에서 연기색을 드러낸 이제훈이 홍길동 역을 맡았다.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는 김성균과 박근형, 고아라도 등장한다.
조선시대 정의구현의 사도 홍길동을 현대로 가져와 비틀었다. 극중 캐릭터뿐 아니라 영화적 장치에서도 그동안 볼 수 없던 세계를 스크린에 전파했다. 장르와 시대를 규정할 수 없는 새로운 영화로 조명과 카메라 앵글, 워킹, 미술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표현됐다. CG 처리 하나도 보통 영화와 달리 사용돼 새로운 효과를 만들어낸다. 할리우드 고전 영화에 나올법한 느와르의 요소인 빛과 그림자, 안개를 과감하게 사용한 점도 장르에 특성을 더한다. 파스텔 톤의 컬러를 주로 활용해 긴장감이 가득한 극적인 공간부터 따뜻한 감성의 공간, 딱딱하고 차가운 공간 등 영화 속 주요 공간들에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반영시켰다.
아시아 전역 휩쓴 대만표 청춘영화
●나의 소녀시대
1994년 용감한 여고생 린전신(송운화)과 비범한 소년 쉬타이위(왕대륙)의 첫사랑 밀어주기 작전이 시작된다. 영화는 소중한 학창시절을 그려낸 싱그러운 청춘 무비다. 영화는 프랭키 첸 감독이 연출하고 대만의 라이징 스타 왕대륙과 손운화가 풋풋한 청춘남녀를 연기한다.
'나의 소녀시대'는 지난 여름 대만에서 개봉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대만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도 개봉 후 인기를 얻으며 대만표 청춘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국내 팬들에게 공개된 '나의 소녀시대'는 공감 가는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물론 누구에게나 소중한 학창시절 추억을 환기시키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SNS 입소문을 타고 기대되는 개봉작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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