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갑종 백석대 총장 |
역사적으로 인간들간의 소통은 얼굴을 마주보고 말을 통하여 의사를 전달하는 대면방식에서부터 하얀 종이위에 정성들여 쓴 손글씨를 통해 간절한 마음을 전하려고 했던 연애편지까지 실로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전기통신 기술로 유선전화, 팩스 등이 도입되어 소통방법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더니,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말미암아 무선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보고, 어느곳에 있는 누구와도 손쉽게 음성, 화상, 아이콘, 문자 등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상태에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30년, 40년 전에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스마트폰은 소통기능 외에도 사진촬영 및 열람, 게임, 자료저장 및 검색, GPS에 의한 위치파악과 지도열람 등 다양한 첨단기능이 수도 없이 추가되고 있다. 정말 매력적인 기계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소통의 방식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카카오톡 또는 밴드 같은 앱을 사용하면 일대일의 음성통화 및 문자전송은 기본이고, 다자간 소통도 매우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러한 소통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았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떠밀리는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피곤한 상황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한번 모이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지거나 밴드가 만들어져 수시로 정보들이 오고가기 시작한다. 카톡문자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으면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 억지로라도 응답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마치 전화가 왔는데 받지 않는 상황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첨단 정보기기는 소통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문자보다는 그림, 사진, 동영상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묘한 상황과 감정을 이모티콘을 통해 적절하게 표현할 수도 있게 되었다. 매우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도 있으며, 페이스북 또는 카톡 프로필창을 통해 관심있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손쉽게 엿볼 수도 있다. 또한 은행의 예금을 확인하거나 이체할 수도 있고, 관심 있는 상품을 구입하고, 배달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는 참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소통은 쉽고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데 우리의 삶에 대한 만족도도 이에 비례하여 좋아지고 있는가?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당 27.3명으로 OECD 국가들 평균의 두배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수준에 비해 우리의 삶에 대한 만족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임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통은 쉽고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가정, 학교, 직장 및 사회 전분야에서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겠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에 이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세대란 말이 나오는 것은 단순히 직장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첨단 문명속에서 소외되어 사라져가는 자신을 살려내기 위해,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정한 소통, 내면의 갈등을 풀어 줄 수 있는 소통, 궁극적으로 삶의 가치를 고양시킬 수 있는 소통을 해보자. 소통의 대상은 주변의 사람일 수도 있고, 지식을 담고 있는 서적일수도, 절대자 하나님일 수도 있다.
최갑종 백석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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