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나만 아는 벌레, 잠 못드는 이유

  • 문화
  • 건강/의료

[건강]나만 아는 벌레, 잠 못드는 이유

저녁이나 밤, 쉬는중 다리에 불편한 느낌... 대부분 환자 특발성, 원인 뚜렷하지 않아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오인 쉬워 '주의'... 치료제 속속 개발, 초기증상때 진단필요

  • 승인 2016-05-09 13:40
  • 신문게재 2016-05-10 1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하지불안증후군


▲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
▲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
40대 직장인 김씨는 잠을 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어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또한 다리가 움찔움찔 떨리고 불편감이 있어 잠을 잘 이룰 수 없었다.

이렇듯 저녁이나 밤, 혹은 쉬는 중 다리에 불편한 느낌, 다리를 움직이려는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감각운동 질환의 일종으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자주 진단되지 않는 질환이기도 하다. 특징적이지 않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본인만 느끼며, 또한 병원을 찾았을 때 관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국내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질환이 알려지고 치료제들도 개발되면서 환자의 방문이 늘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과 증상=하지불안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특발성 하지불안증후군과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분류하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속하는 특발성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에 의한 것이거나 말기 신장부전, 철분결핍, 빈혈, 임신과 기타 말초신경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발목, 장단지, 허벅지에 주로 나타나며 어떤 경우에는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을 받거나, 근질근질한 느낌, 저림, 옥죄는 느낌, 물이 흐르는 느낌, 쿡쿡 쑤심, 가려움, 타는 느낌, 잡아끄는 느낌,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 잘 때 혹은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등 주로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에 나타나며 저녁이나 밤 시간에 더욱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리를 움직여주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일시적이며 지속적으로 다리를 움직여 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잠들기도 힘들고, 잠을 자다가도 자주 깨고, 낮 시간엔 수면장애로 피곤하게 된다. 또 환자들은 영화 관람이나 장거리 자동차 여행, 항공기 탑승 등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일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니, 집중력 상실, 활력 부족, 우울감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환자는 근본적인 삶의 질의 저하를 심각하게 경험하게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많이 알려진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들은 나만 이런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하거나 어느 곳에 호소해야 할지를 모른 채 치료를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시키고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몸속의 철분대사와 도파민계와 연관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은 음주, 흡연, 카페인, 스트레스 혹은 항우울제, 신경이완제 및 베타차단제와 같은 약물 등이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에 의존하는데 첫 번째로 하지에 불쾌한 감각증상이 있으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껴야 한다. 두 번째는 증상이 눕거나 앉을 때 즉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악화된다. 세 번째 이러한 증상은 걷거나 스트레칭 시 부분적으로 혹은 전부 사라진다. 네 번째 낮 보다는 밤에 증상이 나타나고 악화된다.

이상 4가지 진단기준 이외에 부가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60%정도이며 대부분에서 도파민성 약물에 반응을 보인다.

어느 연령에서나 발병되나 대개 중년에 진찰실을 방문하게 된다. 대부분 진행하지 않으나 일부에서는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일차적인 하지불안증후군은 신경학적 검사상 정상 소견을 보인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다른 질환과 오인되기 쉽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환자의 현재 증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자세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한 경우에도 때로는 단순한 불면증이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손발 저림,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오인되어 치료받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지불안증후군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많아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흔히 수면 중 발생하는 근육경련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근육경련의 경우 매우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과의 감별은 다리를 움직이려는 충동이 없다는 점과 함께 극심한 근육통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말초 신경질환도 유사하게 보일 수 있는데 움직이려는 충동이 없으며 움직인다고 증상이 소실되지는 않는다. 자세 때문에 하지가 불편한 경우는 밤에 악화되지 않는 점이 다르다. 척수염, 방사신경통, 좌불안증, 관절염 등도 감별해야 하는데 자세한 병력과 정의에 의한 하지불안증을 비교하면 대체로 감별이 가능하다.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는 “약물의 선택은 환자의 증상의 빈도와 중증도, 기저질환의 우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설] 대통령실 세종 이전론 ‘환영’할 일이다
  2. 학생 2~3명뿐인 의대 강의실…"4월 되기 전에 학사 정상화 해야"
  3. 대전교육청, 2차년도 대전교육발전특구 계획 본격화
  4. [사설] 내년 의대 정원 동결, 의료계 화답해야
  5. 김동수 유성구의장,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 인정받아
  1. 대전·충남 일대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 훈련
  2.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3. '유기견 500마리' 대전 사설 보호소…철거 위기에도 수년째 대책 無
  4.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앞두고 대전서 찬반 갈등 고조
  5.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헤드라인 뉴스


"정신질환 아닌 계획된 범죄, 범행도구 검색해" 대전 초등생 살해사건 수사결과

"정신질환 아닌 계획된 범죄, 범행도구 검색해" 대전 초등생 살해사건 수사결과

대전에서 초등생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48)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이 우울증, 조현병의 정신질환과는 거리가 먼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명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동시에 조사를 일단락 짓고 검찰에 송치했다. 고 김하늘 양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혐의로 명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명 씨에게 적용된 혐의에는 살인이 포함되며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무기징역 또는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다뤄..

충남대 교수·졸업생 "헌재,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촉구
충남대 교수·졸업생 "헌재,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촉구

충남대 교수와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반헌법적 행위가 사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헌재가 즉각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대 민교협(민주평등사회를 위한 교수·연구자협의회), 국공립대교수노조 충남대 지회, 충남대 민주동문회는 12일 교내 백마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에서 진행된 변론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부정하며 국민의 분노를 샀다고 주장했다. 또 법원이 절차적 흠..

[펫챠] 기획-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중> 등록제 10년, 미완의 과제
[펫챠] 기획-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중> 등록제 10년, 미완의 과제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 반려인 1500만 명.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이젠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수준을 넘어서 '가족의 구성원'으로 여기는 추세다. 사람 밥값보다 비싼 유기농 사료에 한우를 먹이고 명품 옷에 전문 간식숍까지 호황이다. 이렇듯 살아있을 때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이지만, 사망했을 때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한다. 가까운 곳에 운영하는 전문장례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없다. 혐오시설이라는 인식과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해 영업허가 받기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방위사업청 신청사 착공…’대전 완전 이전’ 신호탄 방위사업청 신청사 착공…’대전 완전 이전’ 신호탄

  • ‘테러범 꼼짝마’ ‘테러범 꼼짝마’

  • ‘봄이 왔나봄’ ‘봄이 왔나봄’

  •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