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막여과 정수처리 기술과 수돗물의 안전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막여과 정수처리 기술과 수돗물의 안전성

  • 승인 2016-05-08 13:10
  • 신문게재 2016-05-09 22면
  • 라병필 한국수자원공사 공주수도운영팀장라병필 한국수자원공사 공주수도운영팀장
▲ 라병필 한국수자원공사 공주수도운영팀장
▲ 라병필 한국수자원공사 공주수도운영팀장
요즘 지역마다 꽃 축제가 절정이다. 너도나도 밖으로 나와 꽃구경에 취하다보면, 한창 따뜻해진 날씨에 절로 목이 마르다. 이때, 시원한 물 한잔 마시면 세상 부럽지 않다. 봄맞이 대청소도 시작할 때다. 겨우내 구석구석 묵힌 먼지를 털어내고 시원한 물줄기로 씻어내면 마음도 절로 상쾌해 질 것이다. 그런데 수도꼭지에서 맑고 깨끗한 물이 아닌 더러운 물이 나온다고 상상해보자. 실망도 실망이지만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삶에 수돗물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다. 수도꼭지만 틀면 말고 깨끗한 수돗물을 편하게 쓸 수 있다.

그러면, 수돗물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강이나 댐에서 취수한 물은 정수장으로 보내지고, 이곳에서 사람들이 안심하고 마시고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처리 공정을 거쳐 수돗물이 만들어진다. 정수처리공정 중 마지막은 불순물을 걸러주는 과정인 여과인데, 일반적으로 모래여과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막 여과라는 선진 정수처리를 도입하는 추세다.

그럼 과연 막 여과란 무엇이며, 얼마나 안전할까? 막(Membrane)여과 방식은 대부분 섬유필터를 통해 물을 통과시켜 미세물질을 걸러내는 방식이다. 막여과는 모래여과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에 비해 훨씬 더 미세한 여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급격한 수질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고, 일반세균, 대장균 및 복통, 설사 등을 유발 할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인 크립토스포리디움까지도 모두 제거 할 수 있다.

과거 미국 밀워키에서는 크립토스포리디움 때문에 약 40만명의 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후로 미국에서는 막여과 정수처리 시설이 크게 증가했으며, 일본 또한 1995년부터 막여과 시설을 도입하여 현재 600개 이상의 막여과 정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막여과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길지않으며, 대부분 소규모의 수도시설에만 사용해 왔다.

막 여과공정의 또 다른 장점은 일반정수장에 비해 정수장 면적을 적게 차지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정수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시설이 막 모듈(module)안에 하나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처리 고정중에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침전지를 생략할 수 있어 건설예산 절감 및 공공부지의 최소화로 효율적 토지 활용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자동화가 용이하고 약품처리 공정이 줄어들어 운영관리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2009년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건설하여 운영중인 공주정수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3만t/일) 막여과 정수장이다.

이를 통해 K-water는 공주시민들에게 건강한 수돗물을 사시사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매년 녹조 발생 및 하천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국민들의 수질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주 시민들은 막여과 방식의 공주정수장 덕분에 마음 놓고 수돗물을 마시고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깨끗하고 안전하지만 각종 이유로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니 정부와 물 관련 기관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물론, 막여과 정수처리의 범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실증이 필요하겠지만, 모든 국민들이 마음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소위 '국민 물 복지'의 실현을 위해서는 막여과 정수처리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라병필 한국수자원공사 공주수도운영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