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구계 등 비난여론 일자 추경에 잔디교체 예산 편성
최근 월드컵 경기장 리모델링 국비도 확보
<속보>=2017 FIFA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대전시가 월드컵보조경기장 잔디 교체를 놓고 ‘오락가락 행정’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본보 3월 2ㆍ3일자 2면, 7일자 10면 보도>
국제적 망신 우려 등 지적에도 잔디 교체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대전시가 입장을 바꿔 잔디를 교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전시가 보여준 ‘오락가락 행정’은 대전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만 더욱 키우는 꼴이 됐다.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6 공공체육시설 지원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국비 4억3200만원에는 월드컵보조경기장 잔디 교체에 필요한 예산이 포함돼 있다. 또 지난 2일 시의회에 제출한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월드컵경기장 리모델링 비용(잔디 교체 예산 포함) 48억원을 편성했다.
‘사계절 잔디 경기장은 4개 면만 확보하면 된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잔디 교체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대전시가 슬그머니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시의 오락가락 행정은 아무런 계획도 없이 일단 유치부터 하고 보자는 잘못된 관행에서 빚어졌다.
지난해 FIFA 실사단은 대회 유치 조건으로 대전시에 월드컵보조경기장 잔디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시는 교체를 약속했고,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전을 비롯 6개 도시에서 대회가 치러지는 특성상 대회 유치에 이어 개막식과 결승전을 유치하기 위한 시ㆍ도간 경쟁이 발생했다.
대전은 개막식과 결승전을 놓쳤고, 여기에다 대회가 생각보다 흥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자 시설 리모델링에 예산 투입을 꺼렸다.
FIFA 실사단과 잔디 교체를 약속하고도 유치가 확정되자 ‘나몰라라’ 행정에 이어 입장이 곤란해지자 오락가락 행정까지 펼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축구협회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잔디를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권선택 시장도 교체를 지시하면서 교체가 결정됐다”고 답했다.
한편, U-20 월드컵은 2017년 3월 11일 본선 조추첨에 이어 5월 20일 부터 6월 11일까지 대전, 천안, 수원, 인천, 전주, 제주 등 6개 도시에서 52경기가 치러진다.
대전에서는 5월 20일 B조 조별리그 1차전 2경기, 23일 B조 조별리그 2차전 2경기, 28일 E조와 F조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각각 치러진다.
29일 조별리그를 마친 후 16강이 가려지면 5월 30일 16강정 1경기, 6월 4일 8강전, 6월 8일 준결승전이 대전에서 치러진다.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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