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충수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 중복장애 1급 김정윤(20ㆍ여) 작가가 그녀의 땀이 밴 종이접기 작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해 손바닥의 땀이 색종이로까지 묻어날 만큼 공들여 완성한 작품 15점이 오는 5일까지 ‘2016지역작가 소셜커머스展’이라는 이름으로 유성문화원에서 전시된다.
장애인인식개선오늘과 갤러리예향좋은친구들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지역 장애인의 잠재적 예술성을 발굴해 세상과 공유하고 장애인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김 작가의 콜라주 작품 15점과 백산 곽권일 작가, 오헌 박재홍 작가, 지도교사 노경숙 작가와 박지민, 김시연, 송채연, 김초연 작가의 작품 총 28점이 함께 선을 보인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종이접기에 흥미가 많았다. 색종이를 늘 곁에 두고 종이접기를 좋아하며 미술학원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렇게 배운 종이접기 작품들을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 김 작가의 예술적 감성이 박재홍 장애인인식개선오늘 대표에 의해 발견됐고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시를 위한 작품활동에 들어갔다.
종이접기를 기본으로 하고 그것들을 평면의 종이위에 재배치해 콜라주 작품 15점을 완성시켰다. 김 작가의 이번 작품들엔 ‘가족’을 테마로 하는 따뜻한 시선들이 전반적으로 녹아있다.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 앞서 지난달 20일 장애인의 날 대전시청 로비에서 1차 전시돼 호응을 얻었다.
김 작가의 어머니 배영옥(47ㆍ여) 씨는 “정윤이가 첫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목소리와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며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한테 선보이면서 자존감도 높이고 발전하는 계기가 돼 작가로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시를 주최한 박재홍 대표는 “장애인 문화활동 능력이 극대화됐을 때 사회에 주는 이익은 엄청나다”며 “김 작가가 작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수익금은 장애인인식개선오늘에 기부돼 앞으로 장애인 예술가 발굴과 전시에 사용될 예정이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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