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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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건만…

  • 승인 2016-05-03 15:53
  • 신문게재 2016-05-04 23면
  • 임채원 영원성명학 원장임채원 영원성명학 원장
▲임채원 영원성명학 원장
▲임채원 영원성명학 원장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이 모두 5월에 들어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우리 주변의 어린이 들은 안전한지, 우리의 가정은 건강한지 한 번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2016년, 아동학대를 비롯한 아동 살인 사건들이 매스컴을 장악하고 있다. 사건들을 보면 인천 11살 학대 소녀 탈출 사건, 부천 초등학교 토막시신 사건, 부천 여중생 백골 시신 사건,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 부천 2개월 여아 학대 방치사건, 평택 어린이 실종아동 원영이 사건 등등 최근 아동학대와 아동폭력에 관한 충격적인 사건들은 우리 사회의 폭력과 건강하지 못한 가정의 모습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어린이날은 1922년 방정환 선생을 중심으로 색동회가 주동이 되어 어린이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정한 날이다. 어린이 헌장을 바탕으로 1988년 제 66회 어린이날을 기하여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을 선포했고, 1970년 대통령령에 의해 공휴일로 지정됐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함을 지표로 삼고 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날의 취지를 상기해, 우리의 미래를 책임 져줄 우리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주위를 돌아볼 일이다. 가정폭력은 아동학대로 이어지고 있다. 아동학대와 아동폭력의 가해자 83.7%가 부모이고 가해 장소는 가정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부모라는 미명아래 자행되기 때문에 그 실태를 조사하기도 파악하기도 힘든 현실이다. “내 마누라, 내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잘못된 인식이 가정폭력을 양산시킨다. 이러한 가부장적인 의식과 함께 남편과 아내의 불평등한 지위와 역할은 가정폭력을 만연케 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2015년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가정폭력 총 신고건수는 ▲2013년 16만272건 ▲2014년 22만7608건 ▲2015년 22만7727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으로는 ▲2013년 439건, ▲2014년 623건, ▲2015년 624건으로, 지난 3년간 하루 평균 562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이러한 조사 기록들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말해 주고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피해신고가 늘고 덩달아 검거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이 가정폭력을 집안 내부의 문제로 생각하고 숨기는 경향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 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2014년 여성가족부와 각 지방단체, 여성 긴급전화인 1366센터는 매월 8일 하루만이라도 주변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피해자가 있는지 적극적인 시선으로 함께 보자는 취지에서 '보라데이'를 제정했다. '보라데이'는 매월 8일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한 날이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 피해자 조기 발견을 위해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시선으로 '보라'라는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날이다.

우리사회에서 가정폭력을 추방하려면 '보라데이'의 취지처럼 주변의 감시가 필수적이다. 혹시 이웃에서 폭력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사람이 없는지 잘 살펴보고,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시민정신만이 가정폭력을 줄이는 방안일 것이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에 명시 된 것처럼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임채원 영원성명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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