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40명도 되지 않는 직원 숫자로 미뤄 수백만 중소기업 중 하나일 것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업계에서 리가스는 '표준가스의 표준'으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표준가스를 직접 생산·분석·연구하는 곳은 리가스가 유일하다. 일반적인 배출가스 측정용 표준가스 외에도 수백 가지에 달하는 특수용도의 표준가스와 혼합가스를 자체적으로 제조·분석할 수 있는 기업도 리가스 뿐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표준가스'는 저울로 무게를 달 때 표준이 되는 분동(分銅)을 떠올리면 쉽다.
저울의 정확성을 알기 위해 분동으로 무게를 재보듯 표준가스는 굴뚝에서 나오는 대기오염가스가 법이 정한 환경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측정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리가스는 환경측정·악취측정·가스검지기·휘발성유기화합물측정·특정대기유해물질측정·엑시머레이저혼합가스·석유화학공정용·연구실험용 표준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 이상호 대표 |
이 박사가 서울대 화학과에 이어 호주 퀸즈랜드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표준과학연구원 창립멤버로 30여 년 근무하다 창업한 회사가 바로 리가스다.
이 박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도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큰아들인 이 대표도 서강대 대학원 화학석사 취득 후 아버지가 수학한 퀸즈랜드대에서 분석화학 박사학위까지 마쳤다.
그래서일까. 리가스는 대량생산과 유통으로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표준가스 제품의 품질 개선과 연구개발에 더 집중한다.
지난해 가스 제조와 시험을 강화하는 제조설비를 확충한 건 업계 선두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적의 설비역량을 보유하겠다는 의지였다.
리가스 부설 가스분석과학연구소는 환경분야시험검사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검사기관으로 지정됐고 굴뚝배출가스 연속자동측정기 및 대기연속 자동측정기 교정용 표준가스 등 기체상표준물질류에 대한 검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직원들도 70% 이상이 화학계열 전공자로 이뤄져 있다. 리가스는 연구개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이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 아래 대기업 수준의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정년보장 등은 기본이다.
리가스는 지역 소재 기업으로서 대덕구에 살고 있는 청년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에도 매년 2~3명가량 청년을 채용해 2012년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상호 대표는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의 표준가스 생산·분석기관으로 성장하고자 연구개발과 제품 혁신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지역의 강소기업으로서 지역사회, 지역주민과 소통·상생하는 것은 물론 표준가스의 유일한 표준기업으로 관련산업계를 이끌어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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