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신축 현장 터파기 작업 중 나온 흙탕물과 섞인 결과
최근 유성구 반석·지족동 주민들은 반석천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맑다가도 어느 날이면 누런 흙탕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비가 와서 그런가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 나타나는 흙탕물에 “오염물질이 흐르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동네 주민들로 구성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반석천을 더럽히는 오물의 정체가 뭐냐”, “주변 공사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구청에 민원이라도 넣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우려가 높다.
반석천에 흐르는 누런 흙탕물의 정체는 뭘까. 취재 결과 노은3개발지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의 흙탕물이 그 원인으로 확인됐다.
유성구와 해당 시공사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면서 땅속에 흐르던 지하수가 토사와 섞여 반석천으로 흘러들어갔다.
공사장에서 나온 흙탕물이 반석천에 유입되면서 맑았던 물이 누렇게 변한 것이다. 지난달 중순에 내린 많은 양의 비가 지족산과 공사장의 흙을 쓸어내린 것도 원인이었다.
유성구는 반석천 오염을 우려해 공사장 우수관로와 반석천 흙탕물 유입지점 등에서 시료를 채수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수질·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는 공공수역에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의 토사를 유출하거나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반석천 흙탕물의 토사유입 부유 물질 농도는 87.2mg/L로 기준치(100mg/L)보다 낮았다. 하천등급(1~6등급)에 비교할 경우 이 수치는 4등급에 해당한다.
이에 유성구는 공사장에 흙탕물 양수를 중단시키고 침전시설 등 흙탕물 외부 유출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권고했다. 현재 해당 시공사는 기존 1개이던 침전조를 3개로 늘려 방류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 중 터파기를 할 때 지하수와 토사가 섞여 흙탕물이 되어 나간 것 같다”며 “침전조를 늘려 맑은 물만 방류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땅속 지하수는 맑은 수질로 공사장 토사와 섞여 보기에만 흙탕물로 보일 뿐 인체에 유해한 성질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며 “터파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비가 아닌 공사로 인한 반석천의 흙탕물 유입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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