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꾼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꾼다

  • 승인 2016-05-01 13:19
  • 신문게재 2016-05-02 22면
  • 이동기 대전 서부경찰서장이동기 대전 서부경찰서장
▲ 이동기 대전 서부경찰서장
▲ 이동기 대전 서부경찰서장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 새 봄비와 함께 찾아온 활기 넘치는 봄의 모습이 반가운 요즘이다. 예전엔 은근슬쩍 왔다가 부지불식간에 사라지는 봄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본인의 존재감을 맘껏 뽐내는 겨울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보니 수줍은 새색시 마냥 은은한 향기와 함께 찾아오는 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예전과는 달리 추운 겨울날에도 봄바람에 온 몸을 내어주는 꽃잎들의 싱그러운 모습을 상상하며 봄을 기다리곤 한다.

돌이켜보면 필자가 봄을 좋아하게 된 것은 비단 계절으로서의 봄의 매력 뿐만이 아닌 것 같다. 긴 겨울이 지나 봄이 올 즈음에는 아침 일찍 등교를 하고 있는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싱그러운 매력을 온몸에서 내뿜고 있는 아이들로부터 봄의 향기를 맡게 되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요즘 이렇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학대의 대상으로 TV나 뉴스에 자주 나오는 것을 접할 때마다 필자의 마음은 무너진다. 경찰의 특성상 좋지 않은 일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기 마련인데도 아동학대뉴스는 언제나 비수가 되어 필자의 마음에 큰 상처를 안기게 된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아동들의 신체에 직접 위해를 가하는 신체적 학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에는 정신적 가혹행위나 교육적 방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82%가 부모에 의해 이루어진다. 당연히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공간인 가정에서부터 부모에 의해 이러한 학대가 행해진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학대의 원인은 가족 간의 갈등과 가정폭력이 가장 많고, 부모가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했을 경우 자식에게 학대를 가할 확률이 높다. 또한 학대 행위는 가정뿐 아니라 학교나 유치원 등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은 씻을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영원히 가지게 되므로, 우리 아이들을 학대의 그늘로부터 당연히 지켜줘야 한다.

증가추세에 있는 아동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에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었으며 아동학대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친권자의 친권 행사를 제한·정지하고, 아동에게 접근금지를 명하는 한편 상담 및 교육을 위탁할 수도 있다. 또한 긴급조치가 필요한 피해아동은 보호시설·의료기관에 인도하는 등 친권자에 의한 학대행위로부터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우리 경찰은 아동학대에 대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전담경찰관(APO, Anti-abuse Police Officer) 제도를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아동학대전담경찰관(APO)은 아동학대 예방과 수사 활동, 피해자 지원업무 등을 전담하여 장기결석아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아동학대 신고 접수 시 현장에 반드시 출동하여 학대 여부를 확인 및 사후관리와 아동연관기관과의 협력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미취학 아동 및 초등 등 결석 아동학대 뿐만 아니라 향후 노인 장애인 확대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아이들은 작은 변화와 충격에도 큰 상처를 입을 정도로 예민하고 연약한 존재이며 사소한 폭력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부터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모여 결국은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 이라는 큰 뜻을 이루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 아이들이 맘껏 웃을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오길 기대해본다.

이동기 대전 서부경찰서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