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장 벽면에 걸려있는 '발파 작업' 안내 현수막. |
지상 25층 규모 오피스텔 공사 현장 주변
지하 암벽 깨는 발파공사에 철근소리까지….
“쿠쿠쿵….”
25일 오전 유성구 관평동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 묵직한 폭파음이 들려왔다. 발밑으로는 몇 초 간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지하 암반을 폭파하는 ‘발파 작업’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이었다.
발파가 이뤄질 때마다 공사장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한 시민은 “조용하나 싶더니, 또 시작이네”라며 다시 걸음을 뗐다. 이 순간에도 발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관평동 주민들이 오피스텔 공사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소리에 진동까지 느껴지는 발파 작업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관할 자치구인 유성구에는 소음 관련 민원이 하루에도 몇 건씩 접수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공사 현장을 찾았다. 지하 4층, 지상 25층 규모의 오피스텔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건설 자재와 흙을 잔뜩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갔고, 굴착기와 대형 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바쁘게 움직였다.
공사를 지켜보던 기자에게 한 인부가 “놀라지 말라”며 벽에 걸린 현수막을 가리켰다. ‘당 현장 부지 내에서 발파작업을 진행 할 예정이오니 소음·진동 시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발파 작업에 대해 물으려는 순간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전달됐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이 오피스텔은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지하 암반을 부시는 발파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드릴로 바위를 깨다 지하로 갈수록 암반이 단단해 이번 달 중순께 발파를 시작했다.
문제는 주민들이 발파 작업으로 인한 소음·진동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시공사는 다음달 2일까지 매일 오전 10~12시 필요한 경우에만 발파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매일 덤프트럭 오가는 소리, 철근 부딪히는 소리도 그렇지만 갑자기 ‘쿵’하는 폭발음 때문에 갑자기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인근 원룸 거주민 A(34·여)씨)
“식사를 하시다가 발파 소리에 ‘무슨 소리냐’고 놀라 묻는 분이 많으세요. 오전에만 한다고는 하는데 오후에도 들은 적이 많아요. 구청에서 단속을 해야 하지 않나요.” (인근 식당 주인 B(40)씨)
민원은 공사장 주변 상가와 원룸에서 집중되고 있다. 30m 거리의 한 산후조리원에선 “산모와 아이 건강을 책임질 거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2주 전 인근 상가와 원룸에 발파 작업 안내문을 돌리고 양해를 구한 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꼭 필요할 경우에만 발파를 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최근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로부터 발파에 따른 소음 피해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장에 나가 주민들에게 공사 진행을 안내하는 한편 통지한 시간에만 발파가 이뤄지는지 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